‘주사 없이 신속 투약’…국내 연구진, 마이크로니들 패치 기술 개발

‘주사 없이 신속 투약’…국내 연구진, 마이크로니들 패치 기술 개발

기사승인 2025-10-27 11:41:13
(사진 왼쪽부터) 전재용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천화영 의공학연구소 박사, 윤헌식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서울아산병원 제공

국내 연구진이 주사 없이도 대용량의 약물을 신속하게 전달할 수 있는 차세대 패치형 약물전달 기술을 개발했다. 

전재용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교수와 천화영 의공학연구소 박사, 윤현식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 공동 연구팀은 ‘표면유체식 마이크로니들 패치(Surface Fluidic MicroNeedle Patch, SFMNP)’를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최근 만성질환 환자 등 반복 주사가 필요한 환자에게 통증 없는 전달 수단으로 마이크로니들 기술이 각광받고 있지만, 기존 기술은 적재량이 적고 약물이 피부 표면에서 확산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표면유체식 마이크로니들 패치’를 고안했다. 모세관력을 이용해 별도의 외부 압력 없이도 약물이 피부 속 간질공간으로 스스로 유입되도록 한 것이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대용량 약물 저장소, 1mm 크기의 홀, 미세 마이크로니들을 계층적으로 연결하는 구조를 설계했다. 

기초 실험 결과 약물이 손실 없이 림프 모세혈관까지 전달되는 것이 확인됐다. 이어 진행된 동물 실험에서도 조영제가 10분 내 림프절까지 도달했고, 형광신호강도는 주사기 투여와 거의 차이가 없었다. 약물은 2시간 이상 체내에 머물렀으며, 림프부종 모델에서도 성공적인 전달 효과를 보였다.

이 패치는 간단한 공정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일회용으로 제작할 수 있어 감염 위험을 낮추며 환자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전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표면유체식 마이크로니들 패치는 조영제나 항암제 등 간질 및 림프계 표적 약물 전달에서 기존 주사 방식보다 효율과 편의성이 우수하다”며 “림프부종이나 종양 전이 등 질환의 진단과 치료 반응 모니터링까지 확장 가능한 차세대 약물전달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윤 교수는 “표면유체식 마이크로니들은 연속 대량생산 공정이 가능해 상용화 속도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찬종 기자
hustlelee@kukinew.com
이찬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