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HD현대 회장은 APEC(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 CEO 서밋 부대행사를 통해 인공지능(AI) 기술이 조선업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요소라고 강조하며, 미국의 파트너로서 ‘해양 우위’를 위한 비전을 함께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27일 오전 10시 경북 경주 엑스포대공원 문화센터 문무홀에서 열린 ‘퓨처 테크 포럼: 조선’에서 정의선 회장은 기조 연설자로 나서 미래 조선업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회장 취임 이후 첫 번째 공식 행사다.
정 회장은 “AI는 과거와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발전했다”며 “불과 5년 전만 해도 불가능했던 일들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AI 기술의 도입이 조선업 지속가능성에 막대한 영향을 줄 것”이라며 “AI 기술 기반 자율, 초고율 선박 설계 기술들이 당장의 경쟁력 핵심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정 회장은 HD현대의 기술력을 알렸다. 그는 “HD현대는 아비커스라는 자회사를 통해 3년 전부터 이미 태평양 자율운행 항해를 성공했다”며 “검증된 기술을 최근에는 최첨단 무인 군함까지 개발 확장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4월 해군본부로부터 수주한 ‘전투용 무인수상정(USV) 개념설계 사업’에 이어 ‘유무인 복합체계(MUM-T)’ 기술을 해양 분야에서도 선도하겠다 밝힌 HD현대중공업의 방침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선소 현장의 안전과 인력 문제 해결을 위한 혁신 계획도 이어졌다. 정 회장은 “로보틱스 혁신을 적극 도입해 24시간 가동 가능한 조선소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작업 환경 안전성과 효율성, 인력 부족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미국과의 조선업 협력을 비전의 중요 축으로 제시했다. 정 회장은 “HD현대는 이미 (한국) 해군에 100척 넘는 함정 건조를 한 경험이 있어 파트너로 함께할 준비가 완료됐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최근 한화오션이 美 필리조선소에 50억 달러 추가 투자를 하는 등 경쟁사들이 미국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는 상황에서, HD현대 역시 미 해군 함정 MRO 사업 참여 등을 적극 타진해 온 만큼, 정 회장의 발언은 '미국 시장' 공략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혁신 역량을 기반으로 미국과 함께 해양 우위를 위한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정 회장은 산업 간 경계를 허무는 글로벌 연대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산업 간 경계를 뛰어넘는 협력, 전 세계적인 연대가 필요하다"며 "오늘 이 자리가 머리를 맞대고 지속가능한 내일을 설계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연설을 마무리했다.
정 회장은 향후 계획에 대해 “현재 HD현대는 여러 옵션을 많이 준비하고 있다”며 “우리가 전 세계에서 가장 준비가 잘 된 파트너라고 미국도 인식해주고 있으며, 조만간 또 다른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