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혁신부터 한미 조선 협력까지…HD현대의 ‘Shaping the Future’ [경주 APEC]

AI 혁신부터 한미 조선 협력까지…HD현대의 ‘Shaping the Future’ [경주 APEC]

기사승인 2025-10-27 16:34:35 업데이트 2025-10-27 21:01:18
27일 ‘퓨처 테크 포럼: 조선’에서 연사들과 대화하고 있는 정기선 회장. 이수민 기자


HD현대가 미래 조선업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서밋 CEO(최고경영자)는 ‘퓨처 테크 포럼: 조선’ 통해 APEC 2025 KOREA의 시작을 알렸다. 퓨처테크 포럼에는 정기선 회장을 비롯한 HD현대 임직원, 헌팅턴 잉걸스, 안두릴, 지멘스 등의 포럼 연사와 조선업 학계관계자, 정부 군 관계자 등 총 600여 명이 참석했다. 

HD현대는 27일 경주엑스포대공원 문화센터 문무홀에서 ‘Shaping the Future of Shipbuilding’을 주제로, 각계 글로벌 연사들과 조선업의 미래에 대해 논의하는 장을 마련했다.

HD현대 정기선 회장이 APEC CEO 서밋 '퓨처 테크 포럼 조선'에서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HD현대 제공


포문을 연 정기선 회장은 기조 연설을 통해 그룹의 큰 방향성을 제시하고 조선업의 지속가능한 발전 가능성을 발표했다. 또 이를 실현하기 위해 ‘전 세계의 연대’가 필요하다며 글로벌 협력을 강조했다. 정 회장은 △AI 혁신 기술 △생산성 향상을 위한 스마트 조선 △미국과의 전략적 협력 등 미래 비전과 혁신 방향도 선보였다.

HD현대 정기선 회장이 APEC CEO 서밋 '퓨처 테크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HD현대 제공


HD현대의 주요 협력 파트너들도 포럼 연사로 무대에 올랐다. 

첫 세션은 ‘해양 방위의 새로운 시대’를 주제로 진행됐다. 안두릴(Anduril Industries) 존 킴 한국 대표가 드론과 미사일 등 복합 무인 위협이 가속화되는 시대에 대비해, 유연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차세대 방위 기술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관련 솔루션을 소개했다. 존 킴 대표는 “현장 배치에 필요한 기술들을 최대한 빠르게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안두릴은 이에 충분한 기술과 스탯을 보유하고 있다”며 “HD현대와 안전과 자유, 평화를 보장하기 위한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을 지속해가겠다”고 말했다.

HD현대 김형택 함정AI전문위원도 첫 세션에서 HD현대의 자율운항 기술과 안두릴의 임무자율화 기술을 결합시켜 무인함정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김 위원은 “전 세계적인 인구 감소와 해상 근무 기피 현상이 무인체계 수요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안두릴과의 시너지 창출을 위한 공동 프로젝트는 이미 시작됐다, 검증된 인공지능 솔루션으로 안전하고 더 빠른 함정을 만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두 번째 세션의 주제는 ‘조선업의 현재와 미래’였다. 미국선급(ABS) 패트릭 라이언 CTO(최고기술경영자)가 등장해 조선업 미래를 이끌 혁신 기술들을 소개했다. 그는 디지털 트윈, 원격 검사 기술을 통해 생애 주기 전반에 걸쳐 선박을 관리, 운항 가능성을 자동 예측할 수 있음을 밝히고, 스마트 조선소에서 로보틱스를 이용한 업무 효율성이 높아짐을 강조했다. 그는 “성공은 결국 팀웍에 달렸다”며 “국가 간 협업 체계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HD현대 이정민 AI전략팀장도 해당 세션에서 ‘데이터와 AI에 기반한 지속가능한 해양 산업’이라는 혁신 비전을 공유했다. 자체 개발한 △오션와이즈(OCEANWISE) △HD Agent △명장 Agent 등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현대만의 AI 솔루션도 소개했다.

세번째 세션은 ‘조선소의 미래:AI 기반 제조 혁신’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지멘스(Siemens) 조 보만 CTO가 등장해 AI 기반 디지털 트윈과 마린 디지털 스레드(Marine Digital Thread)를 중심으로 한 조선 산업의 지능형 제조 혁신 전략을 선보였다. 그는 설계-생산-유지보수 전 과정을 연결하는 ‘AI 기반의 디지털 솔루션’을 선보이며 “일련의 과정을 통해 생산효율성과 품질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것”이라 말했다. 이어 최근 엔비디아와의 협업으로 만든 조선 데이터 관리 프로그램도 소개했다.
            
페르소나 AI(Persona AI) 니콜라스 래드포드 CEO도 인구 감소 및 고령화 추세, 숙련 노동자의 부족을 미래 산업 현장의 핵심 과제로 지적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지능과 물리적 역량을 결합한 휴머노이드를 제안, HD현대와 공동 개발 중인 조선 산업용 휴머노이드의 현황을 공개했다.

세션 중간 기자들과 만난 정기선 회장. 이수민 기자

마지막 세션에서는 ‘조선분야에서의 한-미 간 전략적 협력’을 다뤘다. 이 자리에서 헌팅턴 잉걸스(Huntington Ingalls Industries) 에릭 츄닝 부사장은 HD현대와의 전략적 협력 추진 방안을 밝혔다. 그는 “HD현대와 헌팅턴 잉걸스는 미 해군의 군함 건조 역량 확대 방안을 공동으로 모색하고 있다”며  “차세대 군수지원함 프로젝트 등 전략적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HD현대와 헌팅턴은 로보틱스와 AI 등 첨단 기술 공동 연구개발과 기술 교류를 확대, 해상 전력의 전 생애주기 지원과 정비체계 구축 협력도 함께 모색할 예정이다.

APEC 퓨처 테크 포럼은 글로벌 산업을 이끄는 대표기업, 정부와 기관, 학계 등 관계자들이 모여 주요 산업의 현황을 살펴보고 향후 청사진을 밝히는 자리다. HD현대가 포럼 첫 번째 기업으로 나섰으며, 오는 30일까지 △조선 △방산 △유통 △AI △디지털자산 △미래에너지를 주제로 포럼이 차례로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현장에선 회장 취임 후 첫 등판한 정 회장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세션 중간 기자들과 질의응답 자리에서 정회장은 취임 후 첫 일정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제일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다같이 한 뜻으로 움직이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앞으로 열심히 할테니 응원해주시면 좋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APEC 기간 중 미국 측 울산 조산소 방문 계획에 대해선 "이번에는 확정된 바없으나, 이번이  아니더라도 HD현대는 언제든지 준비돼있다"고 했다. 

이수민 기자
breathming@kukinews.com
이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