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화재에 ‘성벽’ 올린 네이버…스프링클러‧열화상 카메라 탑재 [현장+]

데이터센터 화재에 ‘성벽’ 올린 네이버…스프링클러‧열화상 카메라 탑재 [현장+]

기사승인 2025-10-28 09:00:09

이상준 네이버클라우드 운영 총괄 본부장(CIO)이 27일 ‘각 세종’에서 테크밋업을 통해 기자들에게 AI 데이터센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 제공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전 본원 전산실 화재로 데이터센터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네이버가 자사 AI 데이터센터의 안전성과 복구 역량을 강조하고 나섰다. 

네이버는 28일 국내 최초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각 세종’이 내진·화재·보안 등 모든 사고에 대비한 만반의 안전 시스템을 갖췄다고 밝혔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전날 각 세종에서 테크밋업을 열고 2023년 11월 개소식 이후 두 번째로 시설을 개방했다. 2013년 국내 인터넷 기업 최초로 자체 데이터센터인 ‘각 춘천’을 구축한 후 10년이 지나 개소한 각 세종은 AI의 학습‧추론‧배포 전 과정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통합 컴퓨팅 인프라를 갖춘 AI 데이터센터다. 

각 세종은 대규모 컴퓨팅 자원을 필요로 하는 AI 시스템 운영을 위해 축구장 약 41개 크기인 29만4000㎡ 부지 위에 자리 잡았다. 현재 2, 3차 서버동도 가시권 안에 들어왔다. 2차와 3차 서버동은 각각 2027년 연말, 2029년 2분기 정도 구축될 예정이다.

당초 계획된 6차까지 전체 증설 시 국내 최대 수준인 60만 유닛의 서버를 수용할 수 있다.

이상준 네이버클라우드 운영 총괄 본부장(CIO)은 “데이터센터는 여전히 근본이고 근간이 되는 기술이기는 하나 AI 데이터센터는 정보를 넘어 지능의 인프라로 넘어가는 것”이라며 “각 세종 등 자사의 데이터센터의 장점은 네이버가 쓰고 있는 AI 워크로드를 기반으로 만들었다는 점”라고 말했다.

(왼쪽부터)노상민 네이버클라우드 데이터센터 통합센터장과 이상준 네이버클라우드 운영 총괄 본부장(CIO)이 27일 ‘각 세종’에서 테크밋업을 통해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 제공

네이버는 수십만 대 서버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장애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표준화된 인프라 구조와 자동화된 운영 체계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각 세종은 부지 선정 단계부터 지반 안정성, 주변 안전성, 토양 지질 등을 종합 분석해 최적의 입지를 확보했다. 화강암 지반 위에 세워졌으며, 지진에 대비해 원자력 발전소급 특등급 내진 설계를 건물 전체는 물론 서버랙 단위까지 적용했다.

화재 대응 체계도 강화됐다. 외부 화재발생 시, 불길이 각 세종에 닿기 전에 진압할 수 있도록 방수총을 본관과 북관(서버관), 워크스테이(심야 작업 점검자를 위한 공간)에 설치했다. 외부 조경 공간엔 스프링클러와 숨은 불씨도 발견될 수 있는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했다. 소방관이 각 세종에 도착할 때까지 자체적으로 진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화재지연이 가능하도록 했다.

노상민 네이버클라우드 데이터센터 통합센터장은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가 발생하면 저희도 사실 불을 끄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라며 “다만 배터리 실에 스프링클러 설치를 이미 끝내 소화가스와 함께 불을 효과적으로 끌 수 있도록 준비를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시스템 복구 시간은 복잡하지만 각 춘천, 각 세종뿐만 아니라 수도권, 충청, 경남 등 상당히 많은 임차 IDC를 운영하며 올해도 확보하고 있는 중”이라며 “서비스 이원화에 대해서도 어느 회사보다 계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기에 영향은 받겠지만 빠르게 복구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네이버는 모든 서버를 도입 전 단계에서 성능과 전력 효율, 운용성을 검증해 표준 사양으로 구성하고 있으며, GPU 등 고성능 자원은 실시간 상태 감시 및 자동 복구 시스템을 통해 장애 시에도 안정적으로 서비스 연속성을 유지하도록 설계했다.

정부 규제 및 보안 사고 방지를 위한 물리보안 시스템의 경우 X-ray, 볼라드, 지문인식, 스피드 게이트 등 추가조치로 물리적으로도 안전한 데이터센터를 구축했다.

각 세종은 장애 상황에서도 서비스가 멈추지 않도록 전력과 냉각, 서버 운용 체계를 완전히 분리하면서도 유기적으로 통합한 이중화 구조로 설계됐다. GPU 서버의 고전력 특성에 맞게 무정전 전원 장치(UPS)와 배전 설비를 재배치해 장애 전파를 구조적으로 차단했으며 이러한 구조 각 세종이 24시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핵심 기반이다.

이 CIO는 “지난 판교 화재에도 내부에서 꽤 많은 이슈가 있었고 서비스를 복구하는데 시간이 걸렸던 것 같다”라며 “그럼에도 네이버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 다른 쪽에 백업할 수 있는 장소, 즉 ‘이중화’를 진행한다”라고 이용자 피해가 적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이 CIO는 국내 데이터센터의 발전을 위해 정부에서는 △GPU 확보 △인재 양성 △정제된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한 이번 정부의 국가AI컴퓨팅센터 사업에 대해 “정부의 최종 발표가 곧 나올 것이고 성사가 될 것”이라며 “다만 세종을 마지노선으로 더 내려가지는 않았으면 했으나 해남에서 진행됐다”고 말했다. 

정우진 기자
jwj3937@kukinews.com
정우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