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무도한 정치탄압에 굴하지 않겠다”…내란 혐의 피의자 첫 특검 조사

추경호 “무도한 정치탄압에 굴하지 않겠다”…내란 혐의 피의자 첫 특검 조사

비상계엄 당일 尹·한덕수 등과 연쇄 통화…의총 장소 세 차례 변경 정황

기사승인 2025-10-30 10:43:46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가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 마련된 조은석 내란특별검사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30일 조은석 특별검사팀(내란특검)에 출석했다. 추 전 대표는 “무도한 정치탄압에 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겠다”고 밝혔다.

추 전 대표는 이날 오전 9시53분쯤 내란특검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고검에 도착해 “계엄 당일 총리와 대통령과 통화한 뒤 의총 장소를 당사에서 국회로 바꾸고 의원들과 함께 이동했다”며 “만약 대통령과 공모해 표결을 방해하려 했다면 당사에 계속 머물렀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국회 봉쇄 상황을 직접 목격하고도 의총 장소를 바꾼 이유가 무엇인지’, ‘여당 차원의 역할을 요구받은 적 있는지’, ‘윤 전 대통령과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은 채 조사실로 향했다.

특검은 추 전 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행위 공범으로서 윤 전 대통령 등과 공모해 국회의 계엄 해제 표결 참여를 방해한 정황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추 전 대표가 특검 조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추 전 대표는 계엄 선포 직후 의원총회 장소를 세 차례 바꾼 인물이다. 특검은 이 과정에서의 통화 기록을 계엄 해제 표결 방해 여부를 가를 핵심 단서로 보고 있다.

추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3일 밤 10시56분 홍철호 전 정무수석, 11시12분 한덕수 전 국무총리, 11시22분 윤석열 전 대통령과 차례로 통화했다. 윤 전 대통령과의 통화는 2분가량 이어졌다.

특검은 이 통화들이 국민의힘 의원총회 장소 변경 결정과 맞물려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윤 전 대통령과의 통화 직후 의총 장소가 국회로 옮겨진 정황을 포착하고, 이 시점에 ‘계엄 해제안 표결 참여를 지연·저지하라’는 취지의 교감이 있었는지 확인 중이다.

앞서 특검은 국민의힘 조경태·김예지·이종욱·신동욱 의원 등을 불러 당시 의총 참석 경위와 이동 경로, 현장 분위기 등을 조사했다. 이번 조사는 당시 지휘·연락 체계의 ‘정점’에 있던 추 전 대표의 역할을 규명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