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글로벌 제약사들이 국내 연구개발(R&D)에 약 1조원을 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
30일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가 KRPIA 회원사 33개 글로벌 제약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KRPIA 연구개발 및 투자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글로벌 제약사의 국내 임상 연구 투자 규모(해외 본사의 국내 직접 투자 제외)는 약 1조369억원으로 전년 대비 18.8% 증가했다.
최근 5년간 R&D 투자 비용은 연평균 14.8% 증가세다. 이 중 임상 단계에서 사용되는 의약품 개발 관련 비용이 전체의 42.9%(약 4452억원)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글로벌 제약사의 R&D 확대는 단순한 투자를 넘어 임상 연구의 질적 성장으로 이어진다. 특히 항암제와 희귀질환 치료제 등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은 영역을 중심으로 연구가 확대되고 있다. 최근 5년간 주요 임상 연구 대비 항암제 임상 연구는 연평균 5.7%, 희귀질환 치료제 임상 연구는 10.1%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항암제 임상 연구가 974건(69.4%), 희귀질환 치료제 임상 연구가 184건(13.1%)을 차지했다.
지난 한 해 동안 국내에서 수행된 임상 연구는 총 1691건으로, 전년 대비 소폭(1.9%) 감소했으나 최근 5년간 연평균 3.1%의 증가세를 유지하며 꾸준한 성장 흐름을 보였다. 1~3상 임상 연구 참여 환자 수는 2만2696명으로 전년 대비 10.3% 증가했다. 이외에도 418명의 환자가 치료 목적 사용 승인을 통해 임상 연구용 의약품을 투여받았다. 3상 임상 연구는 전년 대비 3.6% 증가한 667건으로, 단계별 임상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임상 연구 투자는 인력 양성과 고용 발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R&D 활동 종사 인력은 총 2470명으로 전년 대비 7.4% 증가했으며, 2019년 이후 5년간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KRPIA는 한국이 세계적 수준의 의료 인프라와 높은 임상 참여율을 바탕으로 임상 연구 강국으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임상 연구 점유율이 6위, 서울의 점유율은 2위로 하락하는 등 경쟁 심화 속에서 보완 과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KRPIA는 한국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임상 연구 참여 절차 간소화 △분산형 임상 연구(DCT) 제도화 △혁신 신약 급여 및 약가 제도 개선 등을 과제로 꼽았다.
KRPIA 관계자는 “한국이 보유한 연구 인프라와 인재 역량을 기반으로 환자들이 혁신 치료제에 보다 신속하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나아가 명실상부한 글로벌 임상·R&D 허브로 도약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