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캐나다 정부와 만나 안보·국방 협력 파트너십 수립을 골자로 한 ‘한·캐나다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이에 따라 한화오션-HD현대가 참여하는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수주 사업(CPSP)을 뒷받침할 수 있는 우호적 환경이 조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30일 경주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안보·국방 협력 파트너십 수립을 골자로 한 ‘한·캐나다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캐나다가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와 안보·국방 협력 파트너십을 수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양 정상이 ‘잠수함 외 방산 분야에서도 공동 발전 여지가 크다”며 “‘양국의 방산 협력이 강화돼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밝히고 “방산 협력에 관해선 별도의 협의체를 구성해 세부적인 논의를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날 캐나다 측의 조선소 방문도 이어졌다. 카니 총리와 데이비드 맥귄티 캐나다 국방장관, 캐나다 잠수함 사업 관련 주요 파트너사 대표들은 김민석 국무총리와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시찰에 나섰다. 한화그룹은 카니 총리에게 로봇으로 선박을 용접하는 모습, 한국 해군의 신형 잠수함으로 진수된 장영실함 내부 등을 공개하며 현대화된 조선 인프라와 납기 준수 능력을 부각했다.
캐나다 잠수함 사업은 3000t급 잠수함을 최대 12척 도입하는 프로젝트로, 총사업비는 최대 60조원으로 추정된다. 캐나다는 올해 8월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컨소시엄과 독일 티센크르푸마린시스템즈(TKMS)를 쇼트리스트(적격 후보)에 선정해 최종 2파전을 진행 중이다. 정부는 내년 초쯤 캐나다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화오션은 통상 9년 걸리는 납기 기간을 6년까지 단축해 2032년 첫 인도, 2035년까지 4척을 조기 인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아울러 캐나다 현지에 운용, 유지·정비(ISS)센터도 짓는 등 사업 수주를 위해 모든 자원과 역량을 총동원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한화오션은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해군은 물론 국회 등의 지원 속에 ‘원팀’으로 CPSP 사업 수주를 위해 매진하고 있다”며 “한·캐나다 양국 간 경제·산업 분야는 물론 해군 협력까지 강화할 수 있는 CPSP 사업에서 정부, 국회 등과 함께 사업 수주라는 ‘유종의 미’를 반드시 거두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HD현대도 글로벌 수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잠수함 역량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HD현대는 30일 방위사업청과 4689억원 규모의 장보고 잠수함 3척에 대한 ‘성능개량 (체계개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HD현대는 첨단화 업그레이드를 지속해 한국의 해양 안보에 기여, 해외사업 경쟁력 제고하겠다는 방침이다.
HD 현대 관계자는 “캐나다 잠수함 사업 수주가 막바지에 접어든 만큼, 원팀으로 양 사의 역량을 극대화하겠다”며 “무엇보다 외교적 부분에서 정부 지원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정상회담으로 국방·방위 분야에서 한-캐 협력의 외연이 넓어진 만큼, 이를 실질 성과로 이어가기 위한 정부의 외교적 조치가 요구된다는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박진호 전 방위사업추진위원회 위원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 등을 통해 한국과 캐나다가 국방, 방위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 기회 확대 계기가 마련됐다”며 “우리 기업의 수주 가능성을 강화하기 위해선 최근 캐나다가 미국, 유럽 등과 마찰을 겪는 안보-경제 현안에 대해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협력 기회를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