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만남’ 시진핑, 日다카이치에 “침략 역사 반성해야”

‘첫 만남’ 시진핑, 日다카이치에 “침략 역사 반성해야”

기사승인 2025-10-31 22:22:09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31일 경주에서 열린 중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31일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일본 총리와의 첫 만남에서 무라야마 담화를 언급하며 “침략역사를 반성해야 한다”고 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일본 NHK에 따르면 시 주석과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오후 경주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가를 계기로 중일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시 주석이 일본 총리와 회담한 것은 약 1년 만이다. 두 정상 간 회담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 주석은 회담 모두발언을 통해 “의사소통을 유지하면서 함께 중일 관계를 올바른 궤도 위에서 발전시키고 싶다”며 “양국 관계의 정치적 기반을 함께 유지하고, ‘전략적 호혜 관계’를 추진해 새로운 시대에 요구되고 있는 건설적이며 안정된 중일 관계를 만드는 데 힘을 다하고 싶다”고 밝혔다.

특히 시 주석은 “침략 역사를 반성하고 피해국에 사과한 무라야마 담화의 정신을 널리 알려야 한다”고 했다. 무라야마 담화는 1995년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총리가 내각의 동의를 받아 발표했다. 해당 담화에는 “식민지 지배와 침략으로 아시아 여러 나라에 많은 손해와 고통을 줬다”는 표현과 “통절한 반성의 뜻을 표하며 진심으로 사죄한다”는 사과가 담겼다.

시 주석은 또 “중국은 일본과 4개의 정치문건을 통해 확립한 원칙에 따라 전략적 호혜관계를 추진할 용의가 있다”며 “새로운 시대의 요구에 맞는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관계 구축에 전념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중·일 4대 정치문건’은 중·일수교 이후 양국이 맺은 4건의 성명·조약 등을 의미한다. △중·일 공동성명(1972년) △중·일 평화우호조약(1978년) △중·일 공동선언(1998년) △중·일 공동성명(2008년)으로 △대만은 중국 영토의 일부 △과거 침략에 대한 사죄와 반성 △전략적 호혜관계 추진 등에 관한 공동성명으로, ‘하나의 중국’ 원칙과 영토의 완전성을 존중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앞서 중국 외교부는 다카이치가 총리로 선출된 지난 21일 별다른 축하 인사 없이 “4개 정치문건의 각 원칙을 준수하길 바란다” 메시지를 냈다.

30분간 진행된 이날 정상회담 후 이어진 기자 브리핑에서 다카이치 총리는 “중국 정부의 희토류 수출 규제를 비롯한 경제적 압박 문제와 중국 선박의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주변 항해 등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또 “중국 당국의 일본인 구속 문제와 홍콩과 신장위구르 자치구 지역의 인권 문제, 납치 문제를 포함한 북한의 현 상황 등 구체적인 현안을 진솔하게 얘기했다”며 “일본산 수산물과 쇠고기 수입 문제에 대해서도 중국 정부의 전향적인 대응을 요청했다”고 강조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최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