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승 합참의장과 존 대니얼 케인 미국 합참의장은 3일 서울 용산 합동참모본부에서 열린 제50차 한미 군사위원회 회의(MCM)에서 이 같은 입장을 담은 공동보도문을 발표했다. 두 의장은 “공동으로 합의한 조건에 기반한 전작권 전환 기준에 따라 진행된 연간 평가에서 다수 항목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다”며 “조건 충족과 연합방위태세 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작권 전환은 ‘조건에 기초한 전환’ 원칙 아래 추진되고 있으며, 매년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등 전구급 연합훈련을 통해 실질적 평가가 이뤄진다. 올해 평가에서 전환 기준의 주요 항목이 진전을 보였다는 점은 향후 전환 추진의 가속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로 풀이된다.
한미 양국은 이번 회의에서 동맹 현대화를 공식 의제로 다뤘다. 진 의장과 케인 의장은 “급변하는 안보 환경과 다차원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동맹의 능력과 상호운용성,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한미 핵협의그룹(NCG) 지침에 따라 핵·재래식 통합(CNI) 개념을 지속 발전시키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억제력 강화를 위한 협력 확대에 뜻을 모았다. 이는 한미 양국이 단순한 ‘핵우산 제공’ 수준을 넘어 통합적 억제전략 구상 단계로 진입했다는 평가다.
한미 합참의장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와 미·중 전략 경쟁 심화로 인한 동북아 안보환경 악화에 깊은 우려를 표했다. 특히 최근 북한이 러시아와 군사협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한미동맹 기반의 억제력이 이러한 위협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양국은 “한미동맹의 억제력이 한반도를 넘어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자유, 번영에 기여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잠재적 위협세력 억제와 역내 동맹·파트너국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것이다.
이번 회의에는 한국 측에서 진영승 합참의장과 손정환 합참 전략기획본부장이, 미측에서는 케인 합참의장과 사무엘 파파로 인도·태평양사령관이 참석했다. 제이비어 브런슨 한미연합사령관(겸 주한미군사령관)도 회의에 함께했다. 한미 군사위원회는 1978년 첫 개최 이래 양국 합참의장이 번갈아 서울과 워싱턴 D.C.에서 동맹 현안을 논의하는 연례 최고위급 군사협의체다. 올해 회의 결과는 4일 서울에서 열리는 제57차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양국 국방장관에게 보고될 예정이다.
한편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SCM 참석을 위해 3일 방한해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함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방문했다. 두 장관은 현장에서 한미 장병들을 격려하고 대북 메시지를 발신할 예정이다. 한미 국방장관의 JSA 동반 방문은 2017년 송영무·제임스 매티스 장관 이후 8년 만이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후 평택 캠프 험프리스를 방문한 뒤, 4일 서울에서 SCM을 진행한다. 이번 회의에서는 확장억제, 방위비 분담, 사이버·우주 협력, 전작권 전환과 동맹 현대화 등 핵심 의제가 폭넓게 논의될 예정이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경주 APEC 정상회의 계기 합의한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도입 협력이 구체화될지 관심이 쏠린다. 한미 양국은 관련 내용을 담은 3쪽 분량의 공동 팩트시트를 발표할 예정으로, “한미는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건조를 위해 협력해 나간다”는 문구가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후속 협의를 이어갈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