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헌 SK텔레콤 최고경영자(CEO)가 “울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시작으로, 대한민국을 아시아 AI 인프라 허브로 만들겠다”며 AI DC 종합 사업자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정 CEO는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5’ 기조연설에서 “글로벌 주요 기업들이 SK텔레콤의 AI DC 개발 역량에 주목하기 시작했다”며 “설계·구축·운영 전 과정을 주도해 국가대표 AI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연설은 10월30일 정식 취임 후 첫 공식 무대다.
SK텔레콤은 울산 AI DC를 1GW 이상 규모로 확장하고, 서남권에 제2·제3 AI DC 설립을 추진한다. 정 CEO는 “수도권, 경남에 이어 서남권까지 세 번째 거점을 확보해 AI 인프라를 전국으로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10월 SK그룹은 오픈AI와 서남권 AI DC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정 CEO는 SK이노베이션과 함께 베트남에 LNG 발전소 기반 AI DC를 구축 중이며, 말레이시아·싱가포르 등으로도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NG 냉열을 데이터센터 냉각에 활용하는 구조로, SKT의 에너지 특화 솔루션을 바탕으로 해외 진출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정 CEO는 AI 응용 분야로는 ‘에지 AI’와 ‘ 지능형 기지국(AI-RAN)’을 제시했다. 그는 “전국 통신망을 가진 SK텔레콤은 클라우드 AI와 온디바이스 AI의 간극을 메울 수 있는 유일한 사업자”라며 “에지 AI는 통신사만 가능한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협력해 에지 AI 기술을 공동 개발 중이며, 엔비디아 및 정부·학계와 함께 AI-RAN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AI-RAN은 AI 기술이 기지국 설계 단계부터 적용되는 차세대 네트워크로, 제조AI 확산의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정 CEO는 제조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제조 AI 클라우드’ 전략도 공개했다. SK텔레콤은 엔비디아 RTX 6000 GPU 2000여 장을 도입해 SK하이닉스 등 그룹 제조사에 디지털 트윈·로봇AI 등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그는 “AI 클라우드는 제조 현장의 혁신을 뒷받침할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라며 “국가 제조 경쟁력 강화를 위해 본격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정 CEO는 SK텔레콤의 AI DC 사업 방향에 대해 “단순한 부지 제공이나 운영을 넘어 기술 설계부터 시스템 최적화까지 전 주기를 총괄하는 AI DC 종합 사업자로 진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서버 외부 냉각·보안 관리(Out-rack) △서버 간 최적화(Clustering) △내부 회로 효율화(In-rack) △에너지 효율 기술 등 핵심 솔루션을 내재화하고, 패키지 형태로 제품화할 계획이다.
정 CEO는 이날 기조 연설 후 기자들과 만나 “AI와 이동통신(MNO)은 SK텔레콤의 두 축”이라며 “MNO는 본질적 경쟁력인 고객 중심의 안정적 서비스를 다지고, AI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이어 “세계 AI 3강을 목표로 하는 대한민국에 SK텔레콤이 국가대표 AI 컴퍼니로서 기여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