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병목, AI로 푼다”…SK, 글로벌 손잡고 ‘한국형 AI 인프라’ 구축 [현장+]

“AI 병목, AI로 푼다”…SK, 글로벌 손잡고 ‘한국형 AI 인프라’ 구축 [현장+]

최태원 “AI는 혼자 못해…메모리·인프라 해법 제시”
오픈AI·AWS “SK는 전략적 파트너”…글로벌 협력 강화
하이닉스·SKT, 차세대 AI 기술·인프라 비전 공개

기사승인 2025-11-03 19:33:57 업데이트 2025-11-04 00:16:43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5’ 키노트 세션에서 'AI Now & Next'를 주제로 기조연설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3일 ‘SK AI 서밋 2025’에서 “인공지능(AI)의 문제는 AI로 풀어야 한다”며 AI 인프라 병목 해소를 그룹의 핵심 역할로 제시했다. 오픈AI·아마존웹서비스(AWS) 등 글로벌 기술 기업들도 SK와의 협력을 공개하며 ‘AI 3대 강국’ 실현을 위한 한국형 생태계 구축에 힘을 보탰다.

이날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은 SK그룹이 주최하는 연례 포럼으로, 오픈AI, AWS, 엔비디아, TSMC 등 세계 주요 기술 기업들이 대거 참석했다.

행사 주제는 ‘AI Now & Next’로, 현재의 AI 기술 과제와 미래 인프라 전략을 포괄했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에는 작년보다 5000명 많은 3만5000명이 참석했다.

최 회장은 “AI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SK는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를 해결해야 한다”며 “메모리 반도체 생산능력을 늘리고 기술 혁신을 통해 병목 현상을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의 기술력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도 더는 개발 속도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며 “젠슨 황 엔비디아 CEO조차도 우리에게 더 이상 개발 속도 얘기는 하지 않는다”며 “우리가 충분히 준비돼 있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지난해 같은 행사에서 최 회장은 젠슨 황 CEO의 요청으로 차세대 HBM4 공급을 6개월 앞당겼던 일화를 소개한 바 있다.

SK그룹은 늘어나는 AI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 설비 투자도 확대한다. SK그룹은 최근 준공한 청주 M15X 공장과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통해 생산능력을 비약적으로 높일 계획이다

최 회장은 “용인클러스터에는 커다란 팹이 4개 들어가는데 1개의 거대한 팹에는 청주 M15X 팹 6개가 들어갈 수 있는 규모”라며 “용인 클러스터가 다 완성되면 24개의 청주 M15X 팹이 동시에 들어가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메모리 공급 캐파를 늘리고, 초고용량 메모리와 대용량 NAND 등 혁신 기술을 도입해 효율적으로 시장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5’에서 SK그룹과의 파트너십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픈AI·AWS “SK는 전략적 파트너”…AI 생태계 동참

최 회장의 연설 도중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와 AWS의 앤디 제시 CEO도 영상 메시지로 SK와의 협력을 강조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SK는 전 세계 차세대 AI 인프라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의 핵심 파트너”라며 “SK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은 한국과 전 세계의 AI 미래를 함께 만들어갈 장기적 협력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AWS의 앤디 제시 CEO도 현재 진행 중인 협력을 언급하며 향후 파트너십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제시 CEO는 “SK와 함께 울산에 49억달러(한화 약 7조원)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다”며 “실질적인 운영 노하우를 적용해 향후 반도체 등 차세대 분야에서도 협력할 여지가 크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SKT, 차세대 AI 인프라·기술 청사진 제시

한편, 곽노정 SK하이닉스 CEO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풀스택 AI 메모리 크리에이터’를 선언하며 AI 시대에 맞춘 메모리 반도체 혁신 비전을 공개했다.

곽 CEO는 “그동안 메모리 솔루션이 컴퓨팅 중심으로 통합되어 발전해 왔다면, 앞으로는 메모리의 역할을 다양화하고 확장해 AI 추론 과정의 병목을 구조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AI 추론 과정의 병목을 줄이기 위해 “고성능 D램, 낸드, 커스텀 HBM 등 다양한 메모리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며 “단순한 공급자가 아니라 고객 문제를 함께 푸는 동반자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정재헌 SK텔레콤 CEO는 취임 후 첫 공식 메시지로 “글로벌 파트너들과 함께 국내외 AI 인프라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정 CEO는 현재 SK텔레콤은 울산과 수도권에 이어 서남권에도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등 “SKT는 아시아 AI 인프라 허브로 도약할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3일에서 4일 이틀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SK AI 서밋 2025’ 전시장 입구 전경. SK텔레콤 제공


“AI 생태계는 협업으로”…글로벌 리더 한자리에

이날 오후 세션에는 데이비드 패터슨 UC 버클리 명예교수, 팀 코스타 엔비디아 반도체 엔지니어링 디렉터, 정신아 카카오 대표 등 세계 각국의 AI 리더들이 무대에 올라 메모리·AI 인프라 병목 문제, 에이전트 AI, 소버린 AI 등 다양한 AI 난제 해결을 위한 생태계 협력의 중요성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2일차 행사인 다음 날에는 제조, 바이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로보틱스 등 산업별 AI 적용 사례와 패널 토론이 진행된다. 즈비 파이어 지멘스 상무이사 겸 총괄 매니저, 장싱 지리 홀딩스 그룹 부사장 등이 기조연설에 나선다.

SK그룹 관계자는 “SK AI 서밋이 국내 최대 AI 컨퍼런스로서 SK는 물론 한국의 AI 역량을 글로벌 AI 업계와 나누는 교류의 장으로 거듭났다”며 “신뢰 기반의 협력을 바탕으로 국내외 파트너들과 ‘AI 3대 강국’ 전략을 뒷받침할 반도체, 인프라, 모델 등 ‘한국형 AI 생태계’ 구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민 기자
hyem@kukinews.com
이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