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화력 보일러 타워 4·6호기 발파 사전 작업 착수…이후 구조·수색 가속

울산화력 보일러 타워 4·6호기 발파 사전 작업 착수…이후 구조·수색 가속

기사승인 2025-11-09 16:36:36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 나흘째인 9일 오후 발전소 내부에서 보일러 타워 4·6호기 발파 사전 작업을 위해 고소작업차가 투입돼 타워 외부를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중앙사고수습본부가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5호기 붕괴 사고의 원활하고도 조속한 수습을 위해 인접한 4·6호기 해체를 결정한 가운데, 9일 오후부터 4·6호기 발파를 위한 사전 작업이 본격화됐다.

이날 오전 소방당국은 상황판단회의를 거쳐 붕괴 현장에서 숨진 상태로 매몰돼 있던 김모(44)씨의 시신을 수습했다. 오후에 6호기 사전 취약화 작업이 시작되면 혹시 모를 추가 붕괴 위험으로 소방대원을 현장 내부에 투입하는 구조·수색 활동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시신 수습을 서두르기로 전격 결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오후부터 현장에서는 소방 인력이 모두 빠진 가운데, 6호기를 대상으로 ‘사전 취약화’ 작업이 진행 중이다. 해당 작업은 대형 타워 철거 시 한 번에 쉽게 무너질 수 있도록 기둥과 철골 구조물 등을 미리 잘라놓는 것으로, 6호기는 이 작업이 75%가량 진행된 상태였다. 4호기는 100% 완료된 상태여서 현재 구조적 안전성이 취약한 상태이며, 5호기는 90% 수준에서 작업이 진행되던 중 붕괴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 관계자는 “취약화 작업을 해도 될지 4·6호기를 대상으로 안전진단을 먼저 진행했다”면서 “취약화 작업에는 총 30여 명의 작업자가 투입됐으며, 다만 오늘(9일) 안에 모두 마무리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취약화 작업이 마무리되면 곧장 발파를 위한 절차에 돌입한다. 약화한 기둥 구조물의 특정 지점에 폭약을 설치한다. 이르면 다음 주 초에 이뤄질 예정인 발파는 목표한 방향으로 붕괴를 유도하는 ‘지향성 발파’ 방식으로 진행돼 4·6호기가 붕괴한 5호기나 대형 굴뚝이 있는 쪽으로 넘어지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발파 때 충격으로 있을 수 있는 2차 사고를 방지하고자 현장 인근을 지나는 LNG 배관에 질소를 주입해 배관을 비우는 ‘퍼징(purging)’ 작업도 병행했다.

4·6호기 발파·해체가 완료되면 매몰자 수색을 위해 5호기 잔해를 들어내는 작업이 곧장 이어진다. 효율적인 작업을 위해 당초 확보해둔 700톤급 등 대형 크레인 대신 소형 크레인과 굴삭기 등으로 잔해를 고정한 뒤 절단해서 제거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통해 공간이나 통로가 확보되면, 그때까지 구조되거나 발견되지 않은 매몰자 확인과 구조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수본은 발파 설계 단계부터 잔해 낙하 가능성을 다각도로 시뮬레이션해 피해를 방지한다는 계획이다. 또, 매몰자 가족을 회의에 참여시키고 모든 작업과 일정을 공유하는 등 일련의 과정을 투명하게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지난 6일 발생한 붕괴 사고로 모두 7명이 매몰됐으며 이중 3명의 시신이 수습됐다. 사망 추정 2명, 실종 2명이 아직 매몰돼 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김재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