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대 사람’ 사고 1년새 24% 급증... 보행자는 ‘불안’

‘자전거 대 사람’ 사고 1년새 24% 급증... 보행자는 ‘불안’

11월11일 보행자의 날
자전거 겸용·전용도로 모두 “보행자 우선”  

기사승인 2025-11-11 11:00:09
자전거 및 보행자 겸용도로 표지판. 서지영 기자

16번째 ‘보행자의 날’을 맞이한 가운데, 여전히 자전거 전용도로·자전거 및 보행자 겸용도로에서 보행자가 우선이라는 인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월11일은 보행자의 날이다. 걷기 중요성과 보행자 안전 및 권리를 확산하기 위해 제정된 법정기념일로, 숫자 ‘11’이 사람의 두 다리를 연상케 한다는 점에서 선택됐다. 국토교통부가 주관하며 보행자 중심의 교통안전문화가 조성되는 걸 목표로 한다.  

거듭된 기념일이지만, 자전거와 보행자 간 사고는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행정안전부의 ‘2024년 기준 자전거 이용 현황’에 따르면, 자전거 교통사고 유형 중 ’자전거 대 사람‘ 사고가 1677건으로 30%를 차지했다. ‘자전거 대 차 사고(65%)’는 과반수를 맡았지만 전년 대비 2%가량 늘어난 반면, 자전거와 보행자 간 사고는 24% 급증했다.  

또 법규 위반 유형별 사고 분석 결과, 자전거 교통사고의 66%는 안전운전 의무 불이행으로 발생했다. 행안부는 이에 “자전거 운전자의 주의가 절실한 상황으로 분석된다”고 언급했다. 한국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안전거리 확보를 충분히 하지 않았거나, 주의 산만, 핸들 조작 미숙 등으로 교통사고가 난 경우가 대표적이다”라고 전했다.  

실제 자전거에 대한 보행자들의 인식은 다소 부정적이었다. 10일 서울시 노원구 일대 자전거 및 보행자 겸용도로 등에선 “자전거 때문에 위험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는 시민들이 적잖았다.  

자전거 주행이 금지된 도로에서 자전거가 지나가고 있다. 서지영 기자

자전거와 보행자 통행로가 구분돼 있지 않은 비분리형 겸용도로 인근 아파트에 사는 60대 김모(남)씨는 “자전거가 막 지나다니다 보니 많이 불편하고 애매한 게 사실”이라며 “원래 겸용도로라는 표시가 있었는데, 한달 전 보도블록 공사하면서 사라진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20대 여성 A씨는 “집 앞이라 익숙해 자전거 때문에 위험한 적은 특별히 없었는데 이곳이 겸용도로인지는 몰랐다”고 했다.  

이날 보행자 중심 도로에서도 자전거가 주행되는 모습이 관찰됐다. 원상희(88·남)씨는 “자주는 아니지만 자전거 때문에 크게 위험했던 적이 있었다”며 “행동이 느린데 달려오는 자전거를 피하기가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30대 여성 B씨는 “자전거와 킥보드가 다녀서 겸용도로인 줄 알았다”며 “산책하거나 운동하러 나오는 주민들이 많은데, 아이들이나 어르신들, 강아지 경우 위험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도로교통법의 보행자 보호 조항 등에 따르면, 모든 차 운전자의 경우 차로가 설치돼 있지 않은 좁은 도로에서 보행자 옆을 지나는 경우 안전한 거리를 두고 서행해야 한다고 명시한다. 최재원 한국도로교통공단 교수 역시 “한국의 모든 교통정책은 안전을 가장 중시하고 있다”며 “자전거 전용도로에서도 보행자가 우선시된다”고 말했다.  

한국도로교통공단은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 모두를 위한 인식 제고에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지영 기자
surge@kukinews.com
서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