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전 2014 삼성화재배 정상에 오른 김지석 9단을 기억하는 바둑 팬들이 많다. 2013년, 중국이 그해 열린 메이저 세계대회 6개를 모두 석권하며 ‘드디어 한국 바둑을 넘었다’고 포효할 때, 그 위세를 꺾은 승리가 바로 2014 삼성화재배 결승(對 탕웨이싱 9단)이었기 때문이다.
한국 선수단은 30주년을 맞은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8강 세 자리를 확보하는 쾌거를 이뤘다. 아직 신진서 9단을 비롯해 이지현·목진석 9단의 대국도 남아 있는 만큼, 한국은 8강부터 중국에 수적 우세를 가져올 수 있는 발판까지 마련했다.
2025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본선 16강 첫째 날 대국이 10일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제주 휘닉스 아일랜드 2층 아일랜드 볼룸에서 진행됐다. 한국은 박정환·강동윤·김지석 9단이 승전보를 전하면서 8강에 올랐다.
박정환 9단은 일본 시바노 도라마루와 펼친 16강전에서 137수, 2시간50분 만에 흑으로 불계승을 거두고 첫 승전보를 알렸다. 이어 김지석 9단이 중국 강호 롄샤오 9단과 16강전에서 242수 만에 백으로 불계승을 거두면서 이날 펼친 한·일전과 한·중전을 모두 쓸어담는 기염을 토했다.
16강에서 유일하게 펼친 강동윤 9단과 박상진 9단의 한국 내전에선 관록의 강동윤 9단이 승리하며 8강에 진출했다. 박상진 9단으로선 생애 첫 메이저 세계대회 8강 진출 기회를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박정환 9단은 지난해 삼성화재배 32강 탈락 아픔을 딛고 반등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김지석 9단은 2018년 삼성화재배에서 롄샤오 9단에게 당한 패배를 설욕했고, 강동윤 9단은 2014년 이후 11년 만에 삼성화재배 8강에 올랐다.
16강 토너먼트 첫째 날 경기가 종료된 가운데, 11일에는 한국 선수단 3명이 모두 한·중전을 펼친다. 신진서 9단은 랴오위안허 9단, 이지현 9단은 딩하오 9단, 목진석 9단은 푸젠헝 7단을 만나 8강 진출을 다툰다.
삼성화재해상보험이 후원하고 중앙일보가 주최하는 2025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우승 상금은 3억원, 준우승 상금은 1억원이다. 삼성화재배 시간제는 각자 2시간에 1분 초읽기 5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