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세운4구역 개발 최대 수혜는 종묘…총리가 국민감정 자극해 선동”

오세훈 “세운4구역 개발 최대 수혜는 종묘…총리가 국민감정 자극해 선동”

기사승인 2025-11-11 14:00:57
지난 7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옥상정원에서 세운4구역 현장을 내려다보고 있다. 서울시 제공

오세훈 서울시장이 김민석 국무총리의 ‘세운4구역 재개발은 근시안적 단견’ 발언에 정면 반박했다. 오 시장은 “감성적인 말로 국민감정을 자극하려는 건 선동”이라며 “세운상가를 허물고 녹지를 만들면 최대 수혜자는 종묘가 된다”고 맞받았다.

오 시장은 1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어제 김 총리께서 ‘숨이 턱 막힌다’ ‘기가 눌린다’ ‘눈이 답답할 거다’ 등 감성적인 표현을 쓰시는데, 과학적으로 얘기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김 총리에게 공개토론을 제안한 것과 관련해선 “조만간 의견을 주실 것”이라며 “어디서 해도 상관없다”고 했다. 이어 오 시장은 토론을 제안한 이유에 대해 “(김 총리는) 문화와 경제를 다 잃어버릴 수 있다고 하는데, 서울시 (개발)안이 문화와 경제를 다 챙기는 안”이라고 설명했다.

세운4구역 재개발로 유네스코 세계유산 종묘(宗廟)의 경관이 훼손될 수 있다는 국가유산청·문화체육관광부의 우려에 대해선 “전혀 해치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오 시장은 “법에 정해져 있는 건 종묘 정문, 경계로부터 100m 안쪽까지 영향이 없으면 괜찮다는 것”이라며 “첫 건축물이 (정문에서) 170m 떨어져 있는 데다 뒤로 갈수록 조금씩 높아진다. 그것도 한 150m 안팎”이라고 했다. 이어 문화유산인 종묘 정전부터 정문 사이 약 300m 거리가 있어 청계천변 고층 건물까진 500m 떨어져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세운상가에서 내려다본 세운2구역의 모습을 보여주며 “현재 철거된 4구역도 이런 모양이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렇게 장기간 방치되는 이유는 높이 제한 때문”이라며 “낮게 지으라고 하면 경제성이 없으니 개발을 안 하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30일 높이 계획 변경을 골자로 한 ‘세운재정비촉진지구 및 4구역 재정비촉진계획 결정(변경) 및 지형도면’을 고시했다. 이에 따라 세운4구역 종로변은 기존 55m에서 98.7m로, 청계천변은 71.9m에서 141.9m로 건물 최고 높이가 변경됐다.

이에 오 시장은 “높이 제한을 풀어 경제성을 갖춰주고, 세금으로 조성되는 재원을 절약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재원 절약 원리에 대해선 “종로부터 퇴계로까지 이어진 세운상가에 아파트·상가가 자리한 만큼, 이들을 내보내려면 1조5000억원이 든다”며 “이주비를 비롯해 상가를 허물고 녹지축을 만드는 데 쓰이는 비용을 세금이 아닌 개발하는 업자에게 전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오 시장은 “김 총리가 나서면서부터 순수성이 훼손되기 시작했다”며 “지금 총리께서 신경 쓰셔야 할 일은 10·15 대책으로 비롯된 부동산값”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세운상가를 허물고 녹지를 만들면 최대 수혜자는 오히려 종묘가 된다”며 “그 앞을 꽉 막고 있던 세운상가가 사라지고, (이 공사를) 시민 세금이 아닌 개발업자 이익으로 진행하겠다는데 (중앙정부는) 무조건 반대하면서 정치적인 이슈를 만들고 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서울시 정책과 관련해 ‘오세훈 시정·개인 비리 검증 TF’를 예고한 부분도 언급됐다. 오 시장은 “서울시정에 대한 부정적인 공격적 자세는 이미 두 달 전부터 시작됐다”며 “새삼스럽게 무슨 TF냐. 어디 한 번 하시는 걸 지켜보겠다”고 했다.

지방선거에 대해선 답변을 자제했다. 오 시장은 “정치인의 행보는 발끝을 보면 안다”며 “일정 시점이 되면 거취를 결정하겠지만 지금 제가 시작해 놓은 일들이 참 많다”고 했다.
노유지 기자
youjiroh@kukinews.com
노유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