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호’ 대한체육회 권력구조 바뀌나…회장 직선제 전환·중임 제한 검토

‘유승민호’ 대한체육회 권력구조 바뀌나…회장 직선제 전환·중임 제한 검토

기사승인 2025-11-11 16:30:54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쿠키뉴스 자료사진

올해 이기흥 체제에서 유승민 체제로 전환한 대한체육회가 대대적인 혁신에 나선다. 회장 임기를 1회로 제한하고, 간선제였던 회장 선거를 직선제로 전환할 전망이다. 징계 절차를 명확히 하고 예산 투명성까지 강화해 체육계의 폐쇄성과 권위주의를 해소하겠다는 방침이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장관은 11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49회 국무회의에서 “그동안 정부는 체육단체의 중립성과 자율성을 존중, 직접 관리 감독에 제한이 있었다. 이에 체육회에 대해 여러 논란이 거듭됐다”며 “권한 남용과 불투명한 운영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는 시도체육회와 각 종목 단체도 다르지 않다. 체육계 특유의 상명하복식 권위주의와 폐쇄적인 문화가 문제를 발생시켰다”고 보고했다.

이어 “문체부는 체육 단체의 정치적 중립성과 자율성을 존중해 올해 초 새롭게 유승민 회장 체제로 구성된 체육회와 함께 혁신 방안을 마련했다”고 했다. 

문체부와 체육회는 인사 시스템의 공정성, 징계 절차의 명확화, 예산 집행의 투명성 제고를 개혁의 중심에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체육회장 임기는 1회로 제한하고, 회장 선거 방식도 간선제에서 온라인 직선제로 변경할 예정이다.

최 장관은 “(체육회장이) 자기 세력을 구축, 사실상 종신제처럼 권력을 누린다는 비난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 회장 선거도 소수의 선거인단이 뽑는 간선제가 아니라 직선제로 온라인 투표가 가능하도록 바꿔 현장 선수들이 투표권을 행사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연합뉴스

또 “대한체육회장의 임기는 한 차례에 한해 연임이 가능하고 2회 이상의 연임은 불가능하도록 정관을 개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존 체육회장은 대의원단 간접 선거를 통해 선출됐다. 스포츠공정위원회 심의를 거쳐 추가 연임까지 가능했던 데 대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이어진 바 있다.

문체부는 체육회를 시작으로 시도 및 각 종목 단체장도 직선제를 단계적으로 적용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징계 기구인 스포츠공정위원회는 대한변호사협회 등 외부 6개 기관에서 위원을 추천받아 구성하도록 하고, 임원 비위 징계는 상위 기관에서 의무적으로 다루도록 해 공정성과 독립성을 강화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엄청나게 혁신적”이라며 “(임기를) 두 번 연속하고, 쉬었다가 다시 하는 것은 가능하다. 총 임기는 제한해야 하지 않느냐”고 말해 연임뿐 아니라 중임 제한 필요성도 언급했다. 또한 “체육계 폭력 문제가 여전히 문제가 크다. 신고자가 절대 노출되지 않도록 조사를 광범위하게 묶어서 하도록 제도화하는 게 어떨까 싶다”고 제안했다.

예산과 관련해서도 투명성을 높인다. 최 장관은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이 책임성과 투명성을 높일 수 있도록 기금 사업에 대한 성과 평가와 공공기관 경영평가 등을 엄정히 해서 예산 편성과 임직원 인센티브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고뿐 아니라 후원금 등의 자체 예산도 문체부 승인을 받도록 하고, 체육회가 회원 단체에 배분하는 사업도 정산 책임을 강화해서 예산의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덧붙였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
김영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