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사들의 3분기 원가율이 지난해보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원가 현장들이 실적에서 제외되면서 전체 원가율이 낮아지는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S건설, 현대건설, DL이앤씨, 현대엔지니어링의 올해 3분기 원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2.3%~11.75%포인트(p) 개선됐다. 원가율은 매출액 대비 원가가 차지하는 비율로 100%를 초과하면 공사 수익 대비 비용이 컸다는 의미다. 업계에선 80%대를 적정 원가율로 보고 있다.
원가율 개선 폭이 가장 높은 곳은 현대엔지니어링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원가율은 93.6%(건축·주택 부문 91.9%)로 전년 대비 11.75%p 개선됐다. 뒤이어 현대건설의 원가율이 95.4%(건축·주택 부문 95%)로 전년 대비 5.26%p 낮아졌고, GS건설은 87.9%로 3.43%p, DL이앤씨의 원가율은 87.5%(주택사업 부문 82.6%)로 2.3%p 좋아졌다.
국내 건설업계는 그동안 원가율 상승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건설공사비지수는 2022년 121.46, 2023년 127.34, 2024년 130.05에서 올해 9월 131.66로 올랐다. 3년간 약 8.4% 상승한 것이다. 건설공사비지수는 2020년을 100으로 기준 삼고 건설공사비 변동을 나타내는 지수다.
건설사들의 공사비 부담은 원자재 값 상승에 인건비 인상이 겹치면서 커졌다. 대한건설협회가 발표한 ‘2025년 상반기 적용 건설업 임금실태 조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건설업 전체직종 평균 임금은 27만6011원으로 전년 동기(27만789원) 대비 1.93% 올랐다. 2022년(24만2931원)과 비교하면 13.6% 상승했다.
10대 건설사들의 평균 원가율도 장기적으로는 상승세를 보여왔다. 2019~2021년만 해도 80%대를 유지했지만, 2022년부터는 90%대로 진입했다. 연도별로는 △2019년 89.0% △2020년 88.3% △2021년 87.2% △2022년 90.4% △2023년 92.8% △2024년 91.2%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3분기 원가율이 하락한 배경에는 자재비 안정과 타이트한 원가 관리에 있다는 설명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공사비가 크게 올랐지만, 현재 일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며 “경기 침체로 인해 건설사들이 자재비를 엄격히 통제하고 보수적인 사업성 검토를 통해 안정적인 사업장 위주로 추진하면서 원가율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건설사 원가율 개선 배경으로 주택 부문 영향을 꼽았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건설사 연매출 60% 이상을 차지하는 주택 부문 원가율이 개선되면서 전체 원가율도 좋아졌다”며 “더불어 2022년까지 착공한 주택 현장은 원자재 가격과 외주 단가가 상승했음에도 건설사가 비용 부담을 떠안았다. 이후 3~4년이 지나 아파트가 준공되면서 해당 고원가 현장들이 실적에서 빠져나가자 전체 원가율이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