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독주 막을까…정용진 G마켓 구원투수로, 1세대 이커머스 반격 시작되나

쿠팡 독주 막을까…정용진 G마켓 구원투수로, 1세대 이커머스 반격 시작되나

1세대 이커머스 시대 종언 이후 ‘쿠팡 독주’ 시장 재편 전망
정용진 회장, G마켓‧알리 JV ‘그랜드오푸스홀딩스’ 초대 의장
“시장 포화…내년 네이버‧컬리 성장까지 3파전 가능성”

기사승인 2025-11-14 17:50:15
제임스 장 G마켓 대표가 신세계그룹-알리바바 합작법인 간담회에서 키노트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이다빈 기자

이커머스 시장이 다시 한 번 격변기를 맞고 있다. 1세대 플랫폼인 위메프가 사실상 역사 속으로 사라진 가운데, 또 다른 1세대 사업자인 G마켓이 알리익스프레스와의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쿠팡 독주 체제 견제에 나섰다. 특히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합작법인 ‘그랜드오푸스홀딩스’의 초대 이사회 의장에 선임되면서 업계에서는 이커머스 시장 재편이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업계에서는 위메프의 파산으로 국내 이커머스 1세대 시대가 사실상 막을 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위메프는 지난해 대규모 미정산 사태로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으나 인수자를 찾지 못했고, 결국 서울회생법원이 지난 10일 회생 절차 개시 1년 4개월 만에 회생폐지를 확정하면서 파산을 선고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위메프와 함께 1세대 대표 주자로 꼽히던 G마켓의 행보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G마켓은 알리익스프레스와의 합작법인(JV)을 통해 반등을 노린 승부수를 띄운 상황이다.

G마켓은 알리익스프레스와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고 글로벌 플랫폼 도약을 선언했다.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인터내셔널이 공동 설립한 합작법인을 통해 알리바바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결합, 향후 5년 내 거래액을 현재의 두 배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G마켓은 현재 알리바바 계열 동남아 플랫폼 ‘라자다’와 연계해 싱가포르·말레이시아·태국·필리핀·베트남 등 5개국에서 상품을 판매 중이다. 내년부터는 남아시아와 남유럽으로 시장을 넓히고, 2027년까지 북미·중남미·중동 등으로 진출해 입점 판매자들의 글로벌 판로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정용진 회장이 그랜드오푸스홀딩스 합작법인 초대 의장을 맡으며 G마켓은 신세계그룹 차원의 전략 프로젝트로 격상됐다. 그랜드오푸스홀딩스는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인터내셔널이 공동 출자한 법인으로,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를 자회사로 둔다. 이사회는 제임스 장 G마켓 대표,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대표, 제임스 동 AIDC 인터내셔널 마켓플레이스 사장 등 5명으로 구성됐다. 

G마켓 관계자는 “합작법인 투자와 관련해 판매자 지원과 마케팅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쿠폰이나 할인 행사 비용을 수수료 없이 G마켓이 전액 부담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면서 투자 규모도 자연스럽게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I 분야도 분기별로 새로운 방향을 설정해 지속적으로 투자할 예정”이라며 “라자다 등 해외 플랫폼을 활용해 국내 판매자들의 글로벌 진출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G마켓·알리익스프레스 조인트벤처 출범과 함께 네이버·컬리 등 주요 플랫폼도 반격에 나서며 이커머스 시장은 새로운 국면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네이버는 3분기 커머스 매출이 35.9% 증가한 9855억원으로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AI 기반 개인화와 커머스 서비스 고도화가 실적을 견인했다. 하반기에는 컬리와 협업해 ‘컬리N마트’를 선보이며 신선식품 새벽배송 경쟁력도 키우고 있다. 컬리 역시 식품·신선식품 부문의 호조로 지난 3분기 6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조철휘 한국유통포럼 명예회장은 “쿠팡의 독주 체제에 제동이 걸릴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 한계”라고 진단했다. 그는 “쿠팡의 올해 매출이 5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국 이커머스 시장 전체 규모가 242조원, 앞으로 많아야 250조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쿠팡이 대만 등 해외 사업으로 눈을 돌리는 것도 이 같은 포화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 명예회장은 “이런 환경에서는 수익구조가 상대적으로 우수한 네이버가 컬리와 손잡은 효과, 그리고 C커머스와 협력한 G마켓의 반격이 시장에 일정한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결국 쿠팡·네이버·G마켓의 3파전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또 “정용진 회장이 이끄는 G마켓은 중국 이커머스와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서비스 투자에 속도를 낼 것”이라며 “물류 인프라는 이미 주요 업체들이 갖춘 만큼, 쿠팡의 원스톱 구매 서비스에 익숙한 충성 고객을 겨냥하려면 상품 경쟁력과 서비스 품질이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다빈 기자
dabin132@kukinews.com
이다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