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 척추 건강 지키려면 ‘이것’ 중요 [건강 나침반]

김장철 척추 건강 지키려면 ‘이것’ 중요 [건강 나침반]

글·이응재 녹색병원 신경외과 과장

기사승인 2025-11-17 09:22:42

첫눈이 내리고 얼음이 얼기 시작하는 소설(小雪, 11월 22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 무렵이면 겨울 채비를 위해 김장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추운 날씨 속 온종일 허리 펼 틈 없는 김장철에는 척추 건강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기온이 떨어지면 관절이 경직되고 척추 주변 근육과 혈관도 수축돼 유연성이 떨어지기 쉽다. 이러한 상태에서 나타나기 쉬운 ‘척추통증’을 주의해야 한다.

김장 후 찾아오는 척추통증은 대부분 ‘요추염좌’로, 요추(허리뼈) 사이를 고정하고 지탱하는 인대와 근육이 늘어나거나 손상되면서 발생한다. 주로 잘못된 자세로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리거나, 장시간 허리를 구부린 자세를 취할 때 나타나기 쉽다.

따라서 김장철 척추통증을 피하려면 예방이 중요하다. △시작 전후 충분한 스트레칭을 실시해 뭉친 근육을 풀어주기 △1시간에 한 번씩 일어나 10분 동안 쉬어주기 △무거운 짐은 두 사람이 함께 나눠 들기 △바닥보다 식탁에 앉아서 바른 자세 유지하기 △바닥에 앉아서 한다면 등받이가 있는 의자를 이용하거나 등을 벽에 붙이기 △두꺼운 외투보다는 얇은 옷을 여러 겹 껴입기 등 건강 수칙을 지키는 게 좋다.

척추통증은 충분히 휴식을 취하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회복된다. 다만 통증이 이틀 이상 지속된다면 의료진을 찾아 정확한 상태를 살펴봐야 한다.

여느 질환과 마찬가지로 급성 요추염좌 역시 치료의 때가 중요하다. 단순 통증으로 여겨 치료시기를 놓치면 약해진 인대와 근육이 허리를 제대로 지지하지 못해 오랜 시간 고생할 수 있다. 특히 퇴행성 변화를 겪고 있는 중장년층의 경우 추간판탈출증이나 척추관협착증 등 척추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단계적 치료로 안전하게

척추통증은 처음부터 수술을 고려할 게 아니라, 보존치료부터 척추내시경 치료까지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요추염좌로 진단하면 초기에는 안정기를 포함해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치료와 같은 보존치료를 시행한다. 먼저 소염제, 근육이완제 등을 처방해 염증과 통증을 줄이고 추가적인 손상을 예방한다. 그럼에도 호전이 없다면 재생을 촉진하고 강화하는 주사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통증이 경감됐다면 물리치료나 운동치료를 통해 허리 주변 근육을 강화하고 재발을 방지한다.

하지만 이미 허리 주변 인대와 근육이 약해진 상태라면 경막외신경성형술, 디스크성형술, 풍선성형술 등 비수술 치료를 시도한다. 비수술 치료에도 통증이 계속되고 발가락 또는 발목 힘이 약해지거나 대소변 장애가 오는 마비 증세가 나타난다면 최소 절개로 진행되는 ‘척추내시경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다.

척추내시경은 한 개 또는 두 개의 작은 구멍을 내어 초소형 카메라가 달린 내시경과 수술기구를 넣은 다음, 의료진이 모니터로 병변을 보면서 치료하는 방법이다. 절개 범위가 2cm 미만이라 출혈이 적고, 회복 속도가 빠르고 입원 기간이 짧아 고령자·만성질환자도 적용할 수 있다. 정상 조직 손상과 재발률을 현저히 낮춘 4세대 척추 치료법에 해당한다.

한편, 김장철 척추통증을 피하려면 자세가 중요하다. 특히 ‘김치통’ 같은 무거운 물건을 들 때 허리를 숙여 드는 것은 금물, 허리를 편 상태에서 다리를 굽혀 자세를 낮춘 다음 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