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카드결제 시 포인트 자동 차감…형평성 논란에 당국 “확대 검토”

65세 이상 카드결제 시 포인트 자동 차감…형평성 논란에 당국 “확대 검토”

기사승인 2025-11-18 10:47:34
프리픽

65세 이상 고령층은 내년 2월부터 신용카드 사용 시 카드포인트가 자동으로 결제 금액에서 차감된다. 고령층의 포인트 소멸액이 연간 150억원까지 늘어나자 당국이 제도 개선에 나섰다. 다만 시행 후 효과가 미흡할 경우 적용 대상을 넓히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현재 일부 카드사에서만 제공하던 카드포인트 자동 사용 서비스가 전 카드사로 확대된다. 일정 기준 이상 포인트가 적립되면 결제 금액에서 포인트가 먼저 사용되는 방식이다. 현재 전업 카드사 8곳 중 우리·현대·KB국민카드만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올해 안에 나머지 5개사에도 동일 서비스를 도입할 방침이다.

특히 고령층(65세 이상)에 대해서는 별도 신청 절차 없이 자동사용 기능을 기본 적용한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고령층의 연간 카드포인트 소멸액은 2020년 108억원을 기록한 이후 매년 100억원을 넘었고, 지난해에는 150억원까지 증가했다. 자동 사용을 원치 않는 경우 고객센터나 카드사 앱을 통해 언제든 해지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에도 온라인에서는 “전 연령층으로 확대해야 한다”, “이왕이면 모두에게 자동 적용해야 공정하다”, “정작 포인트를 못 쓰는 사람은 나이와 상관없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포인트 소멸 규모는 상당하다.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카드사 포인트 소멸액 현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주요 카드사 8곳(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BC)의 소멸액은 365억원에 달했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4년간 누적 소멸액은 3160억원으로, 연평균 790억원, 하루 평균 2억1600만원어치가 사라진 셈이다. 카드포인트는 적립일로부터 5년이 지나면 자동 소멸된다. 일부 제휴 포인트는 유효기간이 1~3년으로 더 짧다.

금감원은 우선 고령층을 중심으로 제도를 시행하되, 향후 효과를 보며 연령대 확대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카드포인트는 현금과 동일한 권리가 아니라 카드사가 마케팅 목적을 위해 제공하는 ‘조건부 권리’에 가깝다”며 “모든 연령층을 대상으로 자동 차감을 기본값으로 둘 경우 업계의 부담이 크다는 우려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디지털 접근성이 낮아 포인트 소멸 비중이 높은 고령층을 우선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향후 소멸액 감소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적용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금감원은 전 연령층이 소멸 예정 포인트를 확인하고 즉시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원스톱 서비스’도 도입한다. 현재는 소멸 6개월 전부터 명세서에 예정 포인트가 안내되지만 실제 사용 페이지로 연결되는 기능이 없어 활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다. 앞으로는 명세서에 QR코드와 배너가 추가돼 결제차감·현금화·기부 등 사용 화면으로 즉시 이동할 수 있게 된다. 소멸 예정 포인트에 대한 문자·알림톡 안내도 강화된다. 이 같은 개선책은 모두 연내 시행될 예정이다. 
김미현 기자
mhyunk@kukinews.com
김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