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대목을 앞두고 항공업계의 ‘할인 전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11월 수능과 블랙프라이데이, 12월 크리스마스 등 주요 이벤트에 맞춰 국내 주요 항공사들이 잇따라 특가 노선을 선보이며 고객 선점 경쟁에 나서는 모습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은 수험생‧가족 대상 할인부터 해외 주요 노선을 겨냥한 초특가 이벤트, 제휴형 연말 혜택까지 다양한 판촉 전략을 동시다발적으로 펼치고 있다. 수능 특별 할인과 블랙프라이데이 특가, 호텔‧리조트와의 제휴 혜택까지 모두 연말 수요 선점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먼저 이스타항공은 최근 2026 수능 응시자를 대상으로 항공권 할인 행사를 진행 중이다. 오는 12월31일까지 수험생 본인과 동반 1인은 국내선 일반 운임 대비 25%, 국제선 할인 운임 대비 최대 10%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제주항공 역시 수험생과 동반자 1인에게 국내선 전 노선 20% 할인을 제공한다. 티웨이항공은 국내 대학 진학 예정 수험생을 대상으로 △국내선 25% △미주·대양주·중앙아시아 10% △중화권 7% △유럽·일본·동남아 5% 등 노선별 차등 할인을 진행하고 있다.
블랙프라이데이를 겨냥한 초특가 경쟁도 한창이다. 에어프레미아는 오는 30일까지 인천에서 출발하는 8개 전 노선을 대상으로 이코노미 클래스 최대 84% 할인 특가를 선보인다. 유류할증료와 공항세를 포함한 왕복 총액 기준 이코노미 클래스 최저가는 △미국 LA 60만6000원 △태국 방콕 24만2400원 △베트남 다낭 22만3100원 △일본 나리타 23만400원 △홍콩 26만5400원 등으로 책정됐다.
티웨이항공은 오는 25일부터 최대 12%의 항공권 할인을 진행하고, 제주항공은 최대 1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진에어는 오는 28일까지 최대 30% 할인 이벤트를 선보인다.
연말로 갈수록 항공·숙박 연계형 프로모션도 강화되는 추세다. 아시아나항공은 글로벌 호텔 체인 반얀그룹과 협업해 다음 달 31일까지 한국발 중국·동남아 노선 항공권 구매 고객에게 호텔 숙박 최대 25% 할인과 추가요금 좌석 15% 할인 쿠폰을 지급한다. 티웨이항공은 소노호텔앤리조트와의 제휴를 통해 국내선 항공권 구매 고객에게 국내 9개 호텔·리조트 객실 최대 2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업계는 이번 프로모션 확대가 올해 내내 이어진 실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연말 특수와 국내외 여행 수요 회복 흐름에 맞춰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며 “4분기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단기적 가격 경쟁 중심의 비슷한 마케팅 전략이 실적 개선으로 연결될지는 미지수라고 진단한다. 항공사 간 출혈 경쟁이 반복될수록 수익성 악화, 브랜드 가치 저하, 공급 과잉에 따른 경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이화연 호남대학교 항공서비스학과 교수는 “올해 항공사들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단순 할인 경쟁만으로는 실적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현재 진행 중인 프로모션 역시 타깃층이 제한적이고 수요 확장 효과가 크지 않아 ‘제 살 깎기’에 가까운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업계 특성상 할인 및 프로모션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무분별하게 집중되는 할인 경쟁은 오히려 시장 내 과잉경쟁을 심화시켜 장기적으로 일부 항공사가 시장에서 이탈할 우려도 있다”며 “필요하다면 적정 수준의 프로모션 가이드라인이나 업계 자율 규제 체계도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