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주요 캐피탈사들이 전년 대비 개선된 실적을 내며 선방했다. 리스·렌터카를 중심으로 비이자수익이 확대되며 실적을 끌어올린 영향이다. 다만 부동산 PF 부실과 충당금 부담이 여전히 남아 있는 데다 조달비용 압박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4분기 업황은 한층 더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9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은 올해 3분기 174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1047억원) 대비 66.8% 증가했다. 누적 순익도 4459억원으로 17.2% 늘었다. 리스 부문이 성장하며 실적을 끌어올렸다. 3분기 누적 리스 수익은 1조913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9% 증가했다.
다만 기저효과 영향도 적지 않았다. 현대캐피탈은 지난해 3분기 판매관리비가 280억원 증가했고, 호주 법인의 급여 조정 등 해외 인건비 부담도 커지며 당시 순이익이 전년 대비 18% 감소했다. 올해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처럼 보이는 배경이다. 회사 측은 “올 1분기 사옥 매각 이익 등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법인세 차감 전 이익 증가율은 1.6%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캐피탈은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다. 3분기 당기순이익은 480억원으로 전년(358억원) 대비 34.1% 증가했다. 다만 누적 순익은 1150억원으로 전년 대비 0.9% 감소했다. 우리금융캐피탈 관계자는 “리스·렌터카 중심의 비이자수익 확대가 실적 개선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실제 리스 수익은 2940억원으로 전년 대비 14.3% 증가했다.
다만 건전성 확보를 위해 충당금을 대폭 늘리면서 순익 증가 폭은 제한적이었다. 3분기 대손비용은 1062억원으로 지난해(854억원) 대비 확대됐다. 회사 관계자는 “위험가중자산(RWA) 관리를 강화해 고위험 자산을 줄이는 등 수익성과 건전성 관리를 병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KB캐피탈도 3분기 순이익 706억원으로 전년 대비 19.5% 늘었지만, 누적 순익은 1976억원에서 1958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부동산 PF 충당금이 증가했음에도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실적을 끌어올린 곳들도 있다. JB우리금융캐피탈은 3분기 순이익이 799억원으로 전년 대비 35.6% 증가했다. 누적 순익도 2116억원으로 16.0% 늘었다. 회사 측은 “최근 몇 년간 기업금융 비중을 꾸준히 확대한 전략이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JB우리금융캐피탈의 기업금융 자산은 3조5315억원으로 전체의 59.3%를 차지해 전년(58.3%)보다 확대됐다. 다만 PF 자산 조정 여파로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지난해 말 2.00%에서 올해 9월 2.71%로 상승했다. 회사 측은 “상반기 발생한 대규모 PF 연체의 영향이지만, 매각 등을 통해 건전성을 회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캐피탈도 3분기 264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7% 증가했다. 누적 순익은 727억원으로 19.9% 늘었다. 기업·투자·오토·리스 등 전 부문의 자산 확장과 기업금융 비이자수익 증가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대손충당금은 지난해 말 963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1412억원으로 늘었다. 회사 관계자는 “수익성 개선과 함께 장기적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한 리스크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신한캐피탈과 애큐온캐피탈은 각각 920억원, 451억원의 순익을 기록해 전년 대비 39.7%, 12.4% 감소했다. 금리 인하 기조에 따른 신규자산 수익성 저하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4분기 실적 전망은 녹록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건설 경기 부진도 이어지면서 건전성 부담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서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익 둔화와 건전성 지표 악화로 신용등급이 하락할 경우, 시장금리가 내려도 조달비용이 크게 낮아지지 않을 수 있다”며 “특히 기업 금융에 주력하는 일부 캐피탈사들은 여전히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위험 관리 비용은 증가하는데 조달 비용이 내려가지 않으면 총비용이 늘어날 수 있어 4분기 실적 개선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