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투자 포트폴리오의 20%는 타겟데이트펀드(TDF)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가 한 말입니다. 이달 초 코스피가 사상최고가를 경신한 이후 국내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TDF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간 상장지수펀드(ETF)를 연일 출시하던 자산운용사들도 TDF 출시 및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19일 시장조사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TDF 설정액은 올초 11조1700억원에서 17일까지 14조5800억원으로 급증했는데요. 1년도 채 안 된 기간 동안 3조원이나 불어났습니다.
최근 3년간의 TDF 설정액 증가 추이를 보면 2022년초 7조7400억원, 2023년초 8조7900억원, 2024년초 9조1100억원이었습니다. 대체로 설정액이 1년간 1조원 안팎의 증가세를 보인 것과 비교하면 올해 증가폭이 상당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요즘 코스피가 4000선을 중심으로 큰 폭의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다보니 투자자 입장에선 간이 커졌다 줄어졌다 합니다. TDF는 투자자들의 이런 마음을 조금 더 편안하게 해 줄 수 있는 상품으로 투자 포트폴리오에 일정부분 TDF로 채워두면 급락장에서도 든든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TDF는 타겟데이트펀드로 펀드의 일종인데 일반적인 펀드와는 조금 다릅니다. 투자자가 목표로 하는 미래 날짜, 대표적으로 은퇴하는 시점에 맞춰서 자동으로 투자 전략을 바꾸는 펀드거든요. 처음에는 주식처럼 위험이 있지만 수익이 큰 자산에 많이 투자해서 돈을 불리고, 시간이 지나서 그 목표 시점이 가까워지면 점점 안정적인 채권이나 현금 같은 안전한 자산 위주로 바꿔서 투자자의 자산을 지키는데 중점을 두는 상품이죠. 특히 이런 자산 조정을 운용사에서 알아서 해준다는 게 장점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선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거죠.
다만 급등하는 시장에서는 보통 시장 상승률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는데요, 이는 ‘리스크 조절’ 전략에 따른 의도된 결과입니다. 예를 들어 목표 시점에 가까워질수록 주식 같은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고, 채권과 현금처럼 안전 자산 비중을 늘리기 때문에 급격한 상승장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률이 나오는 겁니다.
물론 TDF도 완벽한 상품은 아닙니다. 투자자의 개별 상황에 맞춘 맞춤형 운용이 어렵고, 운용 보수 등 비용 부담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 과거 정해진 배분 전략에 따라 운용되므로 급격한 시장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기엔 한계가 있죠. 하지만 투자 초보자도 어렵지 않게 장기 투자 전략을 실행할 수 있다는 편리함과 안정성이 큰 매력입니다
실제로 최근 국내 자산운용사들도 TDF를 출시하거나 기존 상품에 대한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는데요.
키움자산운용은 지난 17일 ‘키움 키워드림 다이나믹 TDF’를 출시했습니다. 키움자산운용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경기국면 모형을 기반으로 시장을 회복기·활황기·수축기·침체기 등 네 단계로 구분하고, 이에 따라 주식·채권·대체자산 비중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상품입니다.
KCGI자산운용은 최근 2030세대를 타깃으로 한 ‘TDF 2055·2060’을 내놨습니다. 펀드 설정 초기에는 주식형 모펀드 비중을 약 77~78% 수준으로 구성하고, 은퇴 시점에는 이를 33%까지 낮추는 대신 채권형 비중을 67%까지 확대하는 구조입니다. 1년 단위로 자산배분을 조정해 시장 변동성에 대응하면서도 장기 복리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TDF는 은행이나 증권사 앱에서 쉽게 찾아 가입할 수 있습니다. 일반 증권계좌와 연금계좌 모두 가입 가능하지만, 세제 혜택은 연금계좌에서 받을 수 있고 자금 인출은 일반계좌가 더 자유롭다는 점도 참고하면 좋습니다.
배재규 대표는 금융투자업계에서 ‘ETF의 아버지’라고 불립니다. 삼성자산운용 재직 시절인 2002년 우리나라에 ETF를 처음 도입한 주인공입니다. ETF의 아버지가 반드시 포트폴리오에 담으라고 한 TDF에 시장의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