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동 구간인데 자동항해’…휴대전화 보던 일등항해사, 여객선 좌초 불렀다

‘수동 구간인데 자동항해’…휴대전화 보던 일등항해사, 여객선 좌초 불렀다

전재수 해수부 장관, 사고 경위 점검·후속 대응 주문

기사승인 2025-11-20 11:34:01
20일 오전 전남 목포시 삼학부두에서 2만6000t급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가 정박해 있다. 퀸제누비아2호는 전날 신안군 장산면에 있는 족도(무인도)에 좌초됐다가 9시간여만에 입항했다. 연합뉴스 

전남 신안군 장산도 인근 해상에서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가 무인도에 올라앉은 사고는 일등항해사가 휴대전화를 보며 자동항해에 의존한 것이 직접적 원인으로 드러났다. 협수로 구간에서는 수동 운항이 원칙이지만, 항해사가 이를 어기고 자동항법장치에 조종을 맡긴 채 변침 시기를 놓친 것으로 해경 조사에서 확인됐다.

20일 해경 등에 따르면 퀸제누비아2호 주요 승무원 조사 결과, 사고 당시 조타를 맡았던 일등항해사 A씨가 주의가 필요한 협수로에서 스마트폰을 보느라 수동 조종을 하지 않은 채 자동 운항을 유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선박은 방향 전환 시점을 넘기며 무인도 족도에 그대로 돌진했고, 선체 절반가량이 걸터앉는 좌초로 이어졌다.

A씨는 사고 시간대 당직자였으며, 선장은 일시적으로 조타실을 비운 상태였다. 좌초 직후 해경에 사고를 처음 신고한 역시 A씨로 확인됐다.

신안 장산도 주변 해역은 연안 여객선들의 항로가 몰린 협수로로 자동항법장치 사용을 지양해야 하는 위험구간이다. 해경은 운항 과실이 명확하다고 보고 관련자들을 형사 입건할 방침이다.

퀸제누비아2호는 전날 오후 4시45분 제주를 출발해 목포로 향하던 중 8시16분께 무인도 족도에 좌초했다. 충격으로 승객 27명이 통증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중상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은 이날 오전 목포해양경찰서를 찾아 사고 경위와 후속 조치 상황을 보고받았다. 전 장관은 “사고 원인은 철저히 규명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며 “부상한 승객의 후유증 최소화에 신경 써달라”고 당부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