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감독’ 김연경이 잘 올린 볼, 원더독스가 ‘진심’으로 때렸다 [쿡찍어봄]

‘신인감독’ 김연경이 잘 올린 볼, 원더독스가 ‘진심’으로 때렸다 [쿡찍어봄]

기사승인 2025-11-22 06:00:08
김연경이 24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예능 ‘신인감독 김연경’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유희태 기자

“‘필승 원더독스’는 언더(Under)에서 원더(Wonder)로 도약해 제 8구단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MBC 예능 ‘신인감독 김연경’ 소개글 일부다. 방영 전만 해도 주목도를 높이기 위한 허세쯤으로 여겼는데, 종영을 앞두고 보니 의미심장한 예언이 된 모양새다. 

그만큼 ‘신인감독 김연경’ 기세는 그간 매서웠다. 시청률 2.2%(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시작해 9일 방영된 7회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 4.9%를 찍었다. 화제성 지표에서도 연일 강세다. K콘텐츠 화제성 분석 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펀덱스 리포트: K콘텐츠 경쟁력 분석’(11월 2주 차)에 따르면, 일요일에 방영되는 TV-OTT 비드라마 부문 화제성 1위를, 전체 TV-OTT 비드라마 부문 화제성 4위를 차지했다. 

신규 스포츠 예능으로서 눈여겨볼 만한 성적이다. 특히 여성 출연진의 프로스포츠 예능은 시청률로도 화제성으로도 흥행한 경우가 드물기에 더 귀한 사례다. 앞서 JTBC ‘언니들이 뛴다-마녀체력 농구부’는 0.6%로 쓸쓸히 퇴장했고, tvN STORY·ENA ‘씨름의 여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장수 프로그램으로 안착한 SBS ‘골 때리는 그녀들’마저 최신회차(197회)에서는 시청률 3.7%에 그쳤다.

‘신인감독 김연경’ 포스터. MBC 제공

‘신인감독 김연경’의 인기 요인은 다양하지만, 스타 플레이어 김연경의 국내 최초 배구 예능이라는 점이 가장 많이 언급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신인감독 김연경’에는 예능을 넘어 스포츠, 드라마까지 장르를 총망라하는 재미와 감동이 있다. ‘언더독의 반란’ 모티프를 빼다 박은 이야기가 드라마가 아닌 현실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이나연의 프로팀 복귀, 제8구단 창단 논의 등 실질적인 성과가 나온 것도 한몫한다. 아울러 선수 시절 절대 에이스였던 김연경이 지도자로서 큰 부침 없이 특유의 리더십을 인정받은 과정은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다.

무엇보다 김연경을 비롯해 출연자 전원의 진정성이 돋보인다. 종목을 불문하고 승률이 높지 않은 프로스포츠 팀을 응원하는 팬들의 동력은 코트 위 진심에서 나온다. 지난 게임보다 조금이라도 향상된 경기력, 강력한 상대도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집념, 그리고 점차 견고해지는 감독 및 코칭스태프, 팀원의 결속력이 바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진심이다. 여기에 ‘신인감독 김연경’은 4승이라는 생존 목표도 달성했으니, 응원의 목소리는 자연스레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누구보다 승리가 간절한 필승 원더독스의 재도약을 ‘신인감독 김연경’의 핵심으로 짚었다. 정 평론가는 “‘신인감독 김연경’은 드라마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리얼리티를 가지고 있어 언더독의 성장 서사가 더 실감 나게 와닿고 몰입감이 클 것”이라며 “시청자에게는 성장 과정 자체를 보고 싶은 욕망이 있는데 선수들이 프로그램에 머물지 않고 현실을 바꾸고 있다는 점이 매우 큰 힘”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신인감독 김연경’ 마지막회는 23일 오후 9시10분 방송된다.

심언경 기자
notglasses@kukinews.com
심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