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제기된 모든 문제·정답 오류 논란이 ‘이상 없음’으로 결론났다.
25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시험 직후 접수된 이의신청을 전면 재검토한 결과, 논란이 컸던 영어 24번을 포함한 모든 문항이 출제 취지와 채점 기준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평가원은 수능 시행 직후인 13일부터 17일 오후 6시까지 총 675건의 이의 신청을 접수했다. 이 가운데 의견 개진이나 취소 신청, 중복 제기 등을 제외한 51개 문항·509건을 대상으로 외부 전문가가 참여한 이의심사 실무위원회와 이의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쳤으며, 최종적으로 ‘문제 및 정답에 이상 없음’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가장 많은 이의신청이 몰린 문항은 영어 영역 24번이었다. 전체 675건 중 약 400건이 이 문항과 관련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문항은 글의 제목을 고르는 3점짜리 문제로, 정답은 2번 ‘Cash or Soul? When Culture Couples with Entertainment’로 제시됐다.
신청자 상당수는 지문에 없는 표현을 정답 선택지로 사용해 출제 원칙을 어겼다며, 모든 선지를 정답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있었던 국어 영역 3번과 17번 문항도 기존 평가원 발표대로 정답이 유지됐다. 국어 3번은 ‘단순 관점’ 이론을 묻는 문제, 17번은 임마누엘 칸트의 ‘인격 동일성’을 다룬 문항으로 각각 서울대 이병민 교수와 포항공대 이충형 교수가 오류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평가원은 별도 해설 자료를 통해 영어 24번과 국어 3·17번 모두에서 정답이 타당한 이유를 상세히 밝혔다.
영어 24번에 대해 평가원은 “지문은 문화와 엔터테인먼트의 결합(culturtainment)이 상업화로 치우칠 경우 문화의 고유성이 훼손될 수 있어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는 내용”이라며 “정답 선택지 ②의 ‘Cash or Soul?’은 상업적 이익과 문화적 가치 사이의 긴장 관계를 수사적으로 드러내 지문의 핵심을 가장 잘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국어 3번과 관련해서는 “지문에서 설명하는 ‘언어 이해’ 내용은 ‘단순 관점’ 이론의 주요 취지와 일치하며, 이 기준에 따라 정답 ④번을 확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해당 문항은 공식적인 이의 신청 건은 없었지만, 추가 외부 자문을 거쳐 다시 검토한 결과 문제 및 정답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또한 국어 17번에 대해선 “<보기> 속 갑의 입장은 ‘생각하는 나’만으로 인격 동일성이 성립하지 않으며, 살아 있는 신체도 인격의 구성 요소에 포함된다는 점을 강조한다”며 “이 관점은 지문에서 제시된 칸트 이전의 유력한 견해, 즉 ‘영혼’을 중심으로 한 설명과 다소 결이 다르므로 정답 ③번을 확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