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사, 도시정비사업 수주 독식…시장 ‘양극화’ 심화

대형 건설사, 도시정비사업 수주 독식…시장 ‘양극화’ 심화

기사승인 2025-11-27 06:00:09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들의 모습. 쿠키뉴스 자료사진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등 대형 건설사들이 대형 도시정비사업을 수주하며 수주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다. 반면 중견·중소 건설사들은 주택사업보다는 다른 분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10대 건설사의 3분기 말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38조7155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수주액(27조8702억원)보다 38.9% 증가했다. 이 추세라면 역대 최대 실적인 2022년의 42조936억원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건설의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1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특히 오는 29일 예정된 성북구 장위15구역 재건축 시공사 선정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장위뉴타운 내 최대 규모인 장위15구역의 공사비는 1조4700억원에 달하며 현대건설이 두 차례 입찰에 모두 단독 참여한 만큼 수주가 유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도시정비사업 10조원을 돌파하면 현대건설이 2022년에 세운 역대 최고 기록인 9조3395억원을 경신하는 것이다.

현대건설이 올해 수주한 굵직한 사업을 살펴보면 △강남구 압구정2구역 재건축(2조7489억원) △경기 구리 수택동 재개발(1조9648억원) △강남구 개포주공6·7단지 재건축(1조5138억원) △부산 연제구 연산5구역 재건축(7656억원) △성북구 장위9구역 재개발(3502억원·DL이앤씨와 컨소시엄) △전라중교일원구역 재개발 사업(7332억원·포스코이앤씨와 컨소시엄) 등이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은 현대건설을 바짝 뒤쫓고 있다. 삼성물산 역시 올해 누적 수주액이 10조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삼성물산은 지난 15일 공사비 7721억원 규모의 여의도 대교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확보하며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을 8조3488억원으로 끌어올렸다.

여기에 은평구 증산4구역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수주도 앞두고 있다. 증산4구역은 은평구 증산동 일대 최고 41층, 3574가구 규모의 공공주택을 짓는 사업이다. 삼성물산은 DL이앤씨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단독 참여했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공사비는 약 2조원으로 최종 수주 시 삼성물산의 누적 실적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밖에 삼성물산은 올해 △성북구 장위8구역(1조1945억원) △서초구 신반포4차(1조310억원) △울산 남구 B-04 재개발(6982억원) △강남구 개포우성7차(6757억원) △송파구 대림가락 재건축(4544억원) △양천구 신정 1152 재개발(4507억원) △광진구 광나루 현대 리모델링(2708억원) △서초구 삼호가든5단지(2369억원) 등을 수주했다.

올해 건설사 가운데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3위는 포스코이앤씨로 수주액은 5조3601억원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경기 성남시 은행주공 재건축(1조2972억원) △이수 극동·우성 2, 3단지 리모델링(1조9796억원) 등을 수주했다. 4위는 5조1440억원을 기록한 GS건설이며, 그 뒤를 HDC현대산업개발이 3조7874억원으로 추격하고 있다.

대형 건설사 중심으로 도시정비사업 시장이 재편되는 가운데 일부 건설사들은 도시정비사업 대신 다른 분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주택사업 비중을 줄이고 반도체 등 비주택 분야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 중이다. 실제로 SK에코플랜트의 올해 3분기 누적 도시정비 수주액은 6783억 원에 그쳤다.

정비사업을 두고 건설사 간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대건설·삼성물산 등 대형 건설사들이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며 “중견·중소 건설사들은 가로주택정비사업 등 소규모 사업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시장이 우량 기업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내년에는 도시정비사업 수주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는 압구정, 여의도, 송파 등 서울 주요 지역에서 대규모 재건축 물량이 연달아 나오면서 건설사들의 수주액이 크게 늘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재건축·재개발 사업 물량이 쏟아져 나오면서 대형 건설사들이 큰 혜택을 받았다”며 “다만 내년부터는 신규 물량이 많지 않아 수주잔고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유림 기자
reason@kukinews.com
이유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