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외교, 생존의 전제” K-반도체 초격차전략 [신간]

“기업 외교, 생존의 전제” K-반도체 초격차전략 [신간]

기사승인 2025-11-27 17:53:07 업데이트 2025-11-27 17:54:01
‘K-반도체 초격차전’, 저자 이병철, 펴낸곳 더봄.


최근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은 반도체 전쟁으로 귀결된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 양국의 힘겨루기 중심엔 반도체가 있다. 인공지능(AI), 로봇, 우주, 무기체계 모두 반도체 위에서 작동한다. 따라서 누가 반도체 공급망을 장악하느냐가 곧 세계 패권의 향방을 결정한다.

미국은 칩 수출 및 장비 통제, 투자 제한, 반도체법(CHIPS Act) 등을 통해 자국의 제조 역량을 복원하고, 동맹국을 압박해 반도체 주도권을 장악하려 하고 있다. 중국은 ‘기술 자립’과 ‘반도체 자립’을 국가적 과제로 삼고 대응에 나섰다.

미·중 전략 경쟁 속에서 한국은 반도체산업에서 큰 도전을 마주하고 있다. 기술 동맹 압력과 시장 의존 딜레마에 빠진 상태다. 한국이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

삼성그룹 중국본사 주재원으로 15년 간 일하면서 삼성의 중국 전략을 수행하고 체득한 이병철 전 삼성전자 부사장(정치학 박사)은 현재를 기정학(技政學)의 시대라 정의한다. 더불어 기술 초격차와 기업 외교가 지정학적 위기를 극복하는 생존 전략임을 강조한 저서 ‘K-반도체 초격차전략’을 통해 국제정세·산업정책·기술혁신·기업경영을 결합한 입체적 분석을 제공하고 나섰다. 

이 전 부사장은 한국의 반도체 전략이 기술 R&D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짚었다. 기술 초격차와 함께 기업 외교를 병행해야 한국 기업이 지속 가능성을 가질 수 있다고 진단한다. ‘K-반도체 초격차전략’은 단순한 경제서가 아니다. 반도체뿐만 아니라 AI, 배터리, 자율주행, 바이오 등 미래 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기업과 정책 담당자에게 필요한 ‘생존 언어’를 담았다. 

또 삼성의 중국 공략과 철수 과정, 화웨이의 늑대 문화, GE·하니웰·오리온의 중국 성공 과정 등 사례 분석도 추가했다. 정치·문화·시장 특성이 어떻게 기업 성패를 결정하는지 현장감 있게 보여준다. 저자는 한국에 다가온 위기는 분명 크지만, 기술 초격차와 전략적 사고를 결합하면 세계 질서 재편의 핵심 축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중국 현장에서 직접 몸으로 부딪치며 한·중 사이의 협력과 경쟁의 양면을 경험했다”며 “이후 국제관계학 박사 과정을 공부하면서 미·중 기술 경쟁과 중국의 부상을 보다 체계적으로 분석할 필요를 느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을 경험한 여러 기업인들, 중국과 반도체 비즈니스를 하는 분들과 교류하고, 관련 학술 논문도 폭넓게 읽고 연구했다”면서 “다양한 자료를 바탕으로 나온 결과물이 이 책이다.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한국이 생존하고 도약하는 데 실마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전 부사장은 1965년 경북 고령에서 태어나 대구 계성고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에서 인류학과 경제학을 공부했다. ROTC로 군 복무를 마친 후 1989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구매, 감사, 기획 업무를 경험했다. 2005년 삼성그룹 중국본사 주재원으로 파견돼 2020년까지 15년 동안 재임하면서 중국 투자 지원과 대중국정부 업무를 담당했다. 2010년에는 중국 칭화대학교에서 「삼성그룹 중국 현지화 전략 연구」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특히 삼성그룹 내 최장수 중국 주재원 중의 한 명으로, 삼성반도체 시안 공장 투자와 삼성SDI 배터리 프로젝트 협상, 사드THAAD 사태, 미중 전략경쟁 대응 등 굵직한 사건을 현지에서 직접 수행했다.

이어 2020년 1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삼성전자 본사 상생협력센터 부사장을 지냈으며, 퇴직 후에는 아주대학교 일반 대학원에 진학해 2025년 「지정학적 리스크하 기업외교」라는 논문으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코스닥 상장업체인 ㈜나무가 사외이사로 일하면서, 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과 경기대학교 국제경영학과 겸임교수로 연구와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민수미 기자
min@kukinews.com
민수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