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어렵다고 전망할 때, 놀라운 이변을 일으켰다. 2025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정상 직전에서 미끄러졌지만, 비판보다 응원이 많았다. ‘비디디’ 곽보성과 ‘커즈’ 문우찬은 무르익은 기량을 자랑했고, ‘퍼펙트’ 이승민도 알을 깨고 나왔다. 코칭스태프 또한 변수였던 피어리스 드래프트를 안정적으로 소화했다. KT 롤스터는 그렇게 한 단계 성장했다.
롤스터를 이끈 고동빈 감독은 28일 서울 영등포구 KT 사옥에서 쿠키뉴스와 만나 “시즌 초반에 고생한 만큼 마지막이 좋았다. 우승까지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 갔다. 다사다난했던 시즌이었다”고 돌아봤다. 감독 3년 차인 그는 “저도 발전했다. 한 해, 한 해 지내면서 선수단 운영이나 방향성을 잡는 것에 대한 깨달음을 얻고 있다”고 했다.
KT는 T1과 롤드컵 결승에서 2-3으로 석패하며 준우승을 기록했다. 고 감독은 “1세트 때 오브젝트 한타 설계가 부족했다. ‘4~5세트에서 밴픽을 잘 뽑았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도 든다”며 아쉬워했다.
LCK 중 최약체라 평가받던 KT가 준우승 성과를 낸 이유 중 하나는 코칭스태프의 뛰어난 밴픽 설계다. 고 감독은 대회 내내 밤새 밴픽 회의를 진행하며 더 나은 밴픽 구도를 만들고자 했다. “새벽까지 재밌게 준비했다. 코치들은 어떨지 모르겠다”며 웃은 고 감독은 “피어리스 드래프트 구조에서 밴픽이 굉장히 중요한 건 사실이다. 다만 선수들의 조합 수행력도 중요하다. 선수들이 잘해줬기 때문에 밴픽도 칭찬받는 것 같다”고 공을 돌렸다.
이어 “단판제 준비는 수월하다. 대략적인 방향성이 잡힌다. 하지만 다전제로 갈수록 구도나 상대 챔피언폭을 고려해야 한다. 그런 부분을 얘기하다 보면 시간이 부족하더라. 그래서 새벽까지 회의했다”며 “KT의 롤드컵 성과는 준비된 이변이다. LCK 레전드 그룹에 가면서 많이 지기도 했지만, 거기서 잡힌 방향성을 바탕으로 롤드컵 때 잘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고 감독은 ‘퍼펙트’ 이승민을 언급하며 “대회 때 부진하면서도 스크림에선 잘했다. 막힌 혈이 뚫리면 잘할 선수였다”면서 “해외 팀들과 스크림을 하며 발전하지 않았나 싶다. 한국 탑들은 라인전을 기반으로 공격적으로 한다. 특출나게 잘하는 선수들도 있다. 하지만 해외 탑들은 라인전이 취약하더라도 운영적으로 뛰어난 면이 있다. 그런 점을 보고 깨우친 것 같다”고 칭찬을 건넸다.
KT는 바텀 로스터 변화를 택했다. ‘덕담’ 서대길과 ‘피터’ 정윤수를 보내고 ‘에이밍’ 김하람, ‘고스트’ 장용준, ‘폴루’ 오동규를 영입했다. 고 감독은 “김하람은 리그 내에서도 공격적인 선수였다. 뛰어난 퍼포먼스를 많이 보여줬다. 고점이 높은 선수”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팀 내부 방향성에 따른 변화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고 감독은 서폿으로 포지션을 변경한 장용준에 관해 “롤드컵 우승을 한 선수다. 운영과 팀 분위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했다. 오동규에 대해서는 “이니시에 강점이 있다. 아직 2006년생의 어린 선수다.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하람을 필두로 장용준과 오동규가 주전 경쟁을 하는 모양새다. 고 감독은 “서폿이 2명이다. 주전을 정하지 않았다. 대회 준비 과정, 대회에서의 모습을 고려하겠다. 강점을 잘 보여주는 선수를 기용할 것”이라며 “(두 선수에게) 충분히 기회를 준 상태에서 주전을 결정하겠다”고 강조했다.
고 감독의 내년 시즌 1차적인 목표는 ‘롤드컵 진출’이다. 그는 “목표와 별개로, 단단한 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올해도 팬들의 응원 덕에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 올라올 수 있었다. 내년에도 많은 격려 부탁드린다. 좋은 성적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