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오후 8시 찾은 서울 종로구 종각 젊음의 거리. 연말을 맞아 잦아진 술자리로 덩달아 북적이는 골목 사이 차 한 대가 진입했다. 행인들을 요리조리 피해 가며 서행하는 차량의 모습에 한 취객은 “이러다 다치겠다”며 건물 입구에 바짝 붙어 서기도 했다. 인도와 차도의 구분이 없는 이면도로 위에선 인파와 차량이 뒤엉키는 모습이 연출됐다.
종로구의 먹거리 관광지 중 하나인 종각 젊음의 거리가 보행자·통행 차량이 뒤섞이는 혼잡을 겪고 있다. 인근 술집·식당을 찾는 직장인과 관광객이 몰리는 골목에 ‘보행자우선도로’가 조성됐지만, 단순 권장에 불과해 사실상 무늬뿐인 안전 조치로 남아 있는 상황이다. 종로구는 종각 젊음의 거리 일부 구간을 ‘차 없는 거리’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지만 보다 적극적인 안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차·사람 몰리는 골목…‘차 없는 거리’ 지정도 난관
종로청계관광특구 상권 중 하나인 종각 젊음의 거리는 지난 2009년 정비 사업을 통해 재탄생한 소특구다. 퇴근 시간에 맞춰 직장인을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까지 모여드는 명소인 만큼 유동 인구가 많다. 다만 일부 술집 골목이 인도가 따로 없는 이면도로를 끼고 생겨난 데다 비교적 폭도 좁아 보행자 사고 위험을 높인다는 게 문제로 지적된다.
특히 거리 특성상 정상적인 상황 판단을 하기 어려운 취객이 골목을 오갈 가능성도 높다. 그만큼 사고가 발생하기 쉬워진다는 뜻이다. 실제로 한국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SS)에 따르면 지난해 종각 젊음의 거리에서 발생한 6건의 교통사고 모두 차대 사람 사고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10건)에도 사고 유형은 전부 차대 사람으로 동일했다.
종로구는 관련 민원이 접수된 적은 없으며 차 없는 거리 등 추가적인 대책을 마련하기도 어렵다는 입장이다. 구는 현재 종각 젊음의 거리 사이 남북 방향으로 뚫린 도로 하나를 차 없는 거리로 지정해 관리 중이다. 구 관계자는 “해당 구역에 대한 통행 불편 등 민원이 접수된 적은 없다”면서도 “차 없는 거리 추가 지정 또한 보행 안전과 인근 상가의 영업권이 배치돼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7월부터 청계천 앞 일부 구간에 대한 차 없는 거리 운영을 임시 중단했다. 종각 젊음의 거리 상인들의 반발이 원인이었다. 이들은 주말마다 차량이 통제되면서 자동차를 이용해 상권을 찾는 시민의 접근이 어려워지고, 그로 인한 매출 감소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서울 최초의 차 없는 거리인 서대문구 신촌 연세로 ‘대중교통 전용 지구’도 같은 이유로 지난해 지정이 해제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획일적인 차량 통제가 아니라 지역 특성에 맞춘 유연한 운영 방식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민현석 서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차 없는 거리 사업의 평가 및 개선 방안’ 정책리포트를 통해 “보행 우선화를 시간제·요일제 등 정기적인 차량 통제 방식으로 발전시키되, 보행자의 이동 패턴과 활동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상인들의 영업권 등 여러 이해관계가 맞물린 만큼, 합리적인 조정 과정을 통해 상권의 보행 안전 수준을 높이는 행정적 노력이 꾸준히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