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황제’ 신진서, 하찬석국수배 기념대국서 ‘여왕’ 김은지에 완승

‘바둑 황제’ 신진서, 하찬석국수배 기념대국서 ‘여왕’ 김은지에 완승

신진서, 상대 실수 정확히 응징하는 완벽한 경기력 선보여
‘바둑 여왕’ 김은지, 중국 신예 꺾고 신진서와 대국 기회

기사승인 2025-11-29 13:11:42 업데이트 2025-11-29 13:13:32
‘바둑 황제’ 신진서 9단(오른쪽)이 김은지 9단과 대국에서 세계 바둑 랭킹 1위의 품격을 보여줬다. 한국기원 제공

‘정상’ 신진서 9단이 ‘영재’ 김은지 9단에게 세계 바둑 랭킹 1위의 품격을 보여줬다. 하루 전 중국의 2007년생 동갑내기 신예 쉬이디 7단을 꺾고 신 9단과 대국 기회를 얻었던 김 9단은 세계 정상과 격차를 확인하는 한편 미래 가능성을 봤다.

경상남도 합천군 합천정원테마파크 청와대세트장에서 29일 열린 제13기 하찬석국수배 영재 vs 정상 기념 대국에서 신진서 9단이 김은지 9단에게 183수 만에 흑으로 불계승을 거뒀다. ‘신공지능’ 신진서 9단은 대국 전 언급하기도 했던 ‘김은지의 초반’을 무리 없이 받아냈고, 중반에 나온 상대의 실수를 정확하게 응징하면서 순식간에 격차를 벌렸다. 우세를 확립한 신 9단은 폭풍처럼 판을 정리하면서 단명국으로 승리를 확정했다.

승리 직후 신진서 9단은 “초반에는 팽팽했는데, 중반에 나온 김은지 9단의 착각 한 번에 많이 유리해졌다”면서 “합천에 올 때마다 신예 프로기사들, 환대해 주시는 분들의 기운을 많이 받아 가는 것 같아 감사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후배 기사를 향한 덕담도 잊지 않았다. 신 9단은 “김은지 9단은 앞으로 큰 무대에서 중요한 승부가 더 많아질 텐데 집중력을 잃지 않고 평온하게 대국에 임할 수만 있다면 더 많이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애정 어린 조언을 건넸다.

‘바둑 여왕’ 김은지 9단은 “초중반에 조금 나쁘다고 생각했고, 중앙에서 착각을 하면서 흐름을 내주고 말았다”면서 “신진서 9단에게 많이 배웠고, 앞으로 남은 중요한 대회에서 좋은 성적 거두겠다”고 전했다.

신진서 9단. 한국기원 제공
김은지 9단. 한국기원 제공

이번 승리로 신진서 9단은 2019년 정상의 자격으로 처음 출전한 하찬석국수배 영재 vs 정상 기념 대국에서 7연승을 달성했다. 아울러 김은지 9단과 통산 상대 전적도 4전 전승으로 격차를 더욱 벌렸다.

한편 이날 청와대세트장에는 영재 vs 정상 기념대국에 앞서 개회식이 열렸다. 행사에는 장재혁 합천군 부군수를 비롯해 박민좌 합천군 경제문화국장, 조홍남 체육지원과장, 박상곤 합천군바둑협회장, 양재호 한국기원 사무총장, 선수단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장재혁 합천군 부군수는 “합천군은 하찬석 국수를 기리며 바둑의 대중화와 경쟁력 향상을 위해 계속 노력했다”면서 “한국 바둑의 현재와 미래가 이번 기념 대국에서 갈고닦은 실력을 맘껏 펼치길 바란다”고 선수단과 관계자를 환영했다.

아울러 대국이 열린 합천정원테마파크 청와대세트장 1층 충무실에서는 중국 쉬이디 7단과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수려한합천 고근태 감독이 합천군 지역 주민들과 함께하는 다면기로 수담(手談)을 갖는 시간도 마련됐다.

28~29일 양일간 열린 제13기 하찬석국수배 한·중 영재 대결과 영재 vs 정상 기념 대국은 합천군이 주최하고 한국기원이 주관, 합천군의회·합천군체육회·합천군바둑협회가 후원했다. 시간제는 피셔(시간주넉) 방식으로 각자 20분에 추가시간 20초로 진행했다.

중국 쉬이디 7단이 합천군 지역 주민들과 수담을 나눴다. 한국기원 제공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이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