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 앞 재개발 ‘특혜 의혹’ 한호건설 “세운4구역 보유 토지 SH에 매각”

종묘 앞 재개발 ‘특혜 의혹’ 한호건설 “세운4구역 보유 토지 SH에 매각”

기사승인 2025-12-02 09:55:40
지난달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유네스코 세계유산 종묘(宗廟)와 세운4구역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시가 유네스코 세계유산 종묘(宗廟) 인근 세운4구역에 대한 건물 높이 제한을 완화한 가운데, 개발 이익 특혜 의혹을 받는 한호건설이 보유한 땅 전체를 매각하기로 했다.

한호건설은 1일 입장문을 통해 “시행사인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에 세운4구역 토지 3135.8㎡를 매수해 줄 것을 공문으로 정식 요청했다”며 “SH를 통한 매각이 여의치 않을 경우 일반에 매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종묘 보존으로 촉발된 정치권의 정쟁에 휩쓸려 회사의 명예와 사업 운영에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며 “계속 세운4구역의 토지를 보유할 경우 불필요한 오해와 논쟁을 야기할 것을 우려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토지 매각을 계기로 부당 개발이익 등 그간의 터무니없는 보도로 촉발된 오해를 불식시키고, 일개 부동산 개발 회사인 한호건설이 더 이상 정치권 정쟁의 중심에 거론되지 않기를 원한다”며 특혜 의혹에 대해 선을 그었다.

한호건설은 “개발이익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토지를 보유하면 또 다른 오해를 부를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수혜자가 아니라 오히려 피해자라고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같은 주장에는 지난 2009년 세운4구역을 비롯한 상가군 재정비촉진계획 수립 이후 16여 년간 지지부진했던 사업 속도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한호건설은 “(세운지구는) 박원순 전 시장 정책에 따라 사업시행인가를 완료했으나, 2019년 노포(을지면옥) 보존을 위해 다시 한번 세운지구 전면 재검토를 지시하면서 총 10년 동안 사업 추진이 지연 또는 중단돼 큰 사업 손실을 겪었다”고 했다.

공사 기간·비용 증가와 고금리, 이전보다 많아진 기부채납률 부담으로 사업 리스크가 커졌다는 게 한호건설 측 입장이다. 한호건설이 보유한 세운4구역 내 토지는 3135.8㎡로, 이는 해당 구역 전체 토지의 약 10% 규모다.
노유지 기자
youjiroh@kukinews.com
노유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