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720억달러에 워너브러더스 인수…‘엔터 공룡’ 탄생

넷플릭스, 720억달러에 워너브러더스 인수…‘엔터 공룡’ 탄생

기사승인 2025-12-06 09:57:37
넷플릭스. 로이터 연합뉴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자인 넷플릭스가 영화 제작사 워너브러더스를 72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실리콘밸리에서 출발한 스트리밍 기업이 할리우드의 가장 전통적이고 상징적인 스튜디오를 품게 된 것으로,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큰 판도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넷플릭스는 5일(현지시간) 배포한 자료에서 이 같은 인수 계획을 공식화했다. 거래가 성사될 경우 워너브러더스 주주들은 주당 27.75달러를 현금과 넷플릭스 주식 형태로 받게 된다. 부채를 포함한 워너브러더스의 기업가치는 827억달러, 총 자본가치는 720억달러로 산정됐다. 워너브러더스는 매각 절차에 앞서 CNN·TNT 등 케이블 네트워크를 별도 법인으로 분리한 뒤 스튜디오와 HBO를 넷플릭스에 넘기는 방식으로 정리한다.

이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10여년 만의 최대 규모 인수·합병이라고 AFP통신 등 외신은 전했다. 이번 인수·합병이 최종 마무리되기까지 12∼18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넷플릭스는 예상한다.

이번 거래가 완료되면 워너브러더스와 HBO가 보유한 대규모 콘텐츠가 넷플릭스의 스트리밍 서비스 라인업에 더해진다. 넷플릭스와 ‘HBO 맥스’ 플랫폼의 통합 가입자는 4억5000만명 규모로 추산되며, 이는 디즈니·파라마운트 등 경쟁사들을 견제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넷플릭스 공동 CEO 테드 사란도스는 애널리스트들과의 통화에서 “예상치 못한 소식으로 받아들이는 분들도 있겠지만, 이번 인수는 전 세계 이용자에게 즐거움을 준다는 우리의 목표를 실현하는 데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거래가 최종 성사되기 위해서는 각국 규제기관의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정도 규모의 미디어 기업 인수·합병은 과거에도 난항을 겪어 왔다”며 “이번 인수 역시 미국과 유럽에서 매우 강도 높은 심사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이번 인수전에는 넷플릭스 외에도 파라마운트, 컴캐스트 등이 참여한 바 있다. 특히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는 매각 절차가 넷플릭스에 유리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반발하며, 워너브러더스 주주에게 직접 대안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거래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심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