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선임 앞둔 예보… 노조 “전문성·대외영향력 갖춘 인물 필요”

사장 선임 앞둔 예보… 노조 “전문성·대외영향력 갖춘 인물 필요”

예보 노조 “후보군에 이 대통령 사시 동기 포함된 것으로 파악”

기사승인 2025-12-08 15:54:22
예금보험공사노동조합이 8일 서울 중구 예보 앞 광통교에서 ‘진짜사장 선임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태은 기자

예금보험공사 차기 사장 선임을 앞두고 예보 노조가 연줄과 인맥에 기대는 인선을 막고, ‘전문성’과 ‘대외영향력’을 갖춘 인물을 선임해야 한다며 공정한 인선 절차를 촉구했다. 

예보 노조는 8일 서울 예금보험공사 앞 광통교에서 ‘진짜 사장’ 선임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임추위 면접이 완료된 가운데 낙하산이니, 내부 출신이니 하마평이 무성하다”며 “모피아·정피아에 휘둘리지 않고 5000만 예금자를 지킬 수 있는 예보 기구의 진짜 수장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예보는 지난달 24일 사장 후보 공모를 마감했다. 이후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 면접심사를 완료하고 최종 후보를 논의 중이다. 이번 후보군에는 이전과 달리 관료 출신 인사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전문성 및 자질이 부족한 인사들이 현 정부와의 연줄을 기반으로 사장 후보에 지원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영헌 예금보험공사지부 지부장은 백브리핑에서 “(이번 후보군에) 관료 출신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정부와 조금이라도 연줄이 되면 전문성이 없어도 후보군에 포함된 경우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내부 출신으로는 과거 부사장을 지낸 인사가 한 명 있고, 정치권 출신도 포함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재명 대통령과 사법시험 동기라는 분도 있다고 들었는데, 예보 업무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인사로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예보 사장은 ‘전문성’과 ‘대외영향력’을 모두 갖춘 사람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지부장은 “기본은 전문성이지만, 예보 업무는 입법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기 때문에 결국 정책으로 연결할 수 있는 네트워크 및 대외 영향력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예보가 구조적 변화를 맞이한 만큼 능력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언급도 나왔다. 김 지부장은 “내후년이면 예금보험공사가 설립 30주년을 맞고 상환기금, 소위 말하는 공적 자금이 2027년이면 청산된다”며 “이후에는 순수 민간 기금으로만 운용되는 역사적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금자 보호 한도(기존 5000만원)가 1억원으로 상향되면 단순 한도만 올라가는 것이 아닌 그에 따른 차등 보험료도 다시 적용해야 하고 기금 체계도 다시 설정해야 한다”며 “그런 중요한 업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왔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예보는 예금자보호에 따라 예금보험위원회를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두고 있다. 위원회에서 예산 편성·결산, 공사 업무, 예보 기금 운영 등을 결정한다. 그러나 노조는 공공기관운영법(공운법) 틀 속에서 행해지는 정부의 통제로 인해 지배구조의 독립성이 침해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지부장은 “공직 유관단체와 공공기관 전반에 적용되는 공운법은 그간 정부가 해 왔던 인사 관행 등을 정당화한 것이라고 본다”며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공공성 확보가 목적이지만, 지금은 기재부 장관이 추천하는 인사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추위 역시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지부장은 “현재 임추위는 대부분 비상임이사가 들어가 있는 구조이고 이들은 금융위원장이 임명한다”며 “결국 금융위가 임명한 비상임이사가 사장 후보를 추천하는 구조라 금융위의 영향 아래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조 입장과 다른 인사가 임명될 경우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노조 입장과 완전히 상반되는 인사가 사장으로 선임될 경우 재공모를 요구하는 방안 등이 있다”며 “내부 의견 수렴을 거쳐 가능한 투쟁 방식을 고민해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차기 사장으로 김광남 전 예보 부사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는 소식에는 “김 전 부사장은 공사 설립 멤버이고, 중요한 업무를 많이 하긴 했다”면서도 “(김 전 부사장이) 내부 구성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해선 알아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태은 기자
taeeun@kukinews.com
김태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