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진법사’ 전성배씨가 2022년 대선 직후 통일교의 선거 기여를 언급하며 “통일교에 은혜를 입었다고 했다”, “대통령 당선 시켜주셨잖아요. 은혜 입었잖아요”라고 말한 통화 녹취가 9일 법정에서 공개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는 이날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전씨의 속행 공판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전씨와 통일교 간부 이모씨가 2022년 3월30일 나눈 통화 녹음파일이 재생됐다.
전씨는 이 통화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이 통일교에 “은혜를 갚아야 한다”고 했고, 김건희 여사도 “충분히 납득했다”고 말했다고 했다.
같은 재판에서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측과 접촉하려 한 정황이 담긴 녹취도 공개됐다. 윤 전 본부장은 ‘한반도 평화서밋’을 앞두고 “이 장관님하고 두 군데 어프로치를 했다”고 말하며 민주당 라인 접촉을 언급했다. 또 “정진상 실장이나 그 밑에 쪽은 화상대담이잖아요. 힐러리 정도는 될 것 같아요. 저커버그는 피하네요”라고 말했다.
윤 전 본부장은 지난 5일 자신의 재판에서도 “국민의힘뿐 아니라 민주당과도 접촉을 시도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법정에서는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샤넬 가방, 구두, 그라프 목걸이 등 물품 실물 검증도 진행됐다. 특검팀이 전씨로부터 확보한 물품을 제출하자, 재판부는 흰 장갑을 끼고 직접 확인했다.
전씨는 윤영호 전 본부장으로부터 교단 지원 청탁을 받고 다이아몬드 목걸이·샤넬백 등 약 80000만원 상당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또 ‘통일그룹 고문’ 직책을 요구하며 3000만원을 수수한 혐의, 기업들로부터 2억원가량의 금품을 받은 혐의도 있다.
한편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과 21그램 대표 부인 조모씨는 이날 증인 소환에 불응했다. 재판부는 두 사람 모두에게 과태료 100만원을 부과하고 구인장을 발부했다. 두 사람은 “우울증·불안감 등으로 정상 진술이 어렵다”는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재판부는 “지연될 경우 특검법상 6개월 내 선고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15일 속행 공판에서는 유 전 행정관과 조씨, 그리고 김건희 여사의 증인신문이 예정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