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언박싱데이’서 본 새 전략…K-브랜드·콘텐츠·물류 묶는다 [현장+]

한진 ‘언박싱데이’서 본 새 전략…K-브랜드·콘텐츠·물류 묶는다 [현장+]

K-브랜드 해외 진출 돕는 ‘언박싱데이’ 개최…파트너사 370여명 참석 
노삼석 대표 “K-브랜드 글로벌 여정 함께하는 동반자 될 것”

기사승인 2025-12-09 15:56:34
노삼석 한진 대표이사가 ‘언박싱데이 2025’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이다빈 기자

한진이 국내 셀러, 크리에이터, 파트너사를 한자리에 모은 행사에서 ‘넥스트 커머스’ 전략을 제시하며 K-콘텐츠 수출 생태계 선점을 선언했다. K-뷰티·K-브랜드 역직구 시장이 커지며 물류기업의 역할이 새롭게 정의됨에 따라 글로벌 물류와 크리에이터 커머스까지 아우르는 성장 비전을 공개했다.

9일 한진은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 호텔에서 ‘언박싱데이 2025(Unboxing Day 2025)’를 개최했다. 지난 2023년 시작으로 올해 3회째를 맞이한 한진의 대표 파트너사 초청 행사 언박싱데이는 한진과 함께 동반 성장해 온 고객사와 함께 인사이트를 공유하고 서로의 성장을 축하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택배를 받는 소비자가 상자를 처음 개봉할 때 느끼는 설렘을 의미하는 ‘언박싱’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새로운 도전을 한진과 고객사가 함께 연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번 행사에는 약 370여명의 고객사와 물류 파트너사,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협력 의지를 다졌다.

노삼석 한진 대표이사는 이날 개회사에서 “국내 브랜드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확대되고 있고 브랜드와 만나는 방식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물류 역시 전 세계 소비자에게 브랜드의 가치와 경험을 전달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잡았다”며 “빠른 배송은 기본이 되었고 이제는 그 이상으로 안전성과 예측 가능성, 글로벌 확장성을 갖춘 종합적인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노 대표는 이어 “한진은 창사 80년이 지난 지금까지 고객의 성공이 우리의 존재 이유라는 원칙을 지켜왔다”며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속에서도 브랜드의 경쟁력과 인플루언서의 콘텐츠, 그리고 한진의 물류가 하나로 연결되면 더 큰 기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K-뷰티·K-패션 분야에서는 해외 소비자와 국내 셀러를 잇는 역직구 수요 역시 가파르게 늘고 있다. 이에 따라 한진은 기존의 일반 택배·B2B 물류 중심 사업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K-이커머스, 중소형 셀러, 크리에이터 기반 판매자 유치에 본격적으로 나서며 이 시장을 전략적 신성장 축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한진의 글로벌 공략은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회사는 올해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한 800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한진은 이러한 외형 성장의 핵심 요인으로 K-뷰티 등 해외 수출 물류 증가와 신규 화주 유치, 미국·중국·일본·베트남·인도네시아 등 해외 거점 법인의 실적 개선을 꼽았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한진은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과 사업 간 시너지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부터 국내 셀러에게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과 트렌드를 공유하고 해외 파트너와의 네트워킹을 지원하는 온·오프라인 교류 프로그램 ‘원클릭 커넥트’를 운영 중이다. 또 지난달에는 인플루언서 커머스 시장을 겨냥한 맞춤형 물류 솔루션 ‘원스타’를 론칭하고 K-인플루언서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등 신성장 고객층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진은 이 자리에서 물류·브랜드·인플루언서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넥스트 커머스’ 비전도 제시했다. 

조현민 한진 사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지금은 콘텐츠가 커머스를 이끌고 커머스가 콘텐츠를 완성하는 시대”라며 “K-콘텐츠와 인플루언서는 트렌드를 주도하며 국경을 넘어 브랜드 성장을 이끄는 핵심 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선택된 브랜드 경험은 소비자가 상자를 여는 그 순간까지 빈틈없는 물류 역량으로 뒷받침될 때 비로소 완벽해진다”며 브랜드와 인플루언서, 물류를 연결하는 ‘넥스트 커머스’ 생태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언박싱데이 행사에서는 셀러들의 성공적인 해외 진출을 위해 현업 전문가들이 새로운 커머스의 전 과정을 망라하는 ‘인사이트 토크’가 진행됐다. 인플루언서들과 셀러들이 실제 사업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정보 중심으로 다양한 조언이 나왔다.

뷰티 크리에이터 전문 MCN ‘레페라’ 최인석 대표는 “K-크리에이터들의 역할은 단순히 영어로 콘텐츠를 만들어 해외에 인사이트를 주는 것을 넘어 ‘한국 크리에이터들은 어떤 화장품을 선호하고 그 배경은 무엇인가’를 정확하게 보여줄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며 “크리에이터들과 작업을 할 때 단순히 비용을 지급하고 리뷰를 해주길 바라는 효율성을 우선시하기 보다는 왜 우리 브랜드가 더 우수하고 함께 리뷰했을때 어떤 성과를 함께 만들어 나갈 수 있는지를 현지인과 함께 소통해나가며 ‘인플루언서’가 아닌 하나의 ‘셀렉터’로 인정해 줄 때 더 좋은 성과가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다빈 기자
dabin132@kukinews.com
이다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