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이 하나의 법인으로 출발하는 ‘통합 진에어’ 출범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시장의 판도가 크게 흔들릴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 산하 LCC 3개사는 통합 법인 출범을 위한 전담 조직을 구성하고 PMI(인수합병 후 통합)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통합계획의 후속 조치로, 양사 합병 일정에 맞춰 오는 2027년 1분기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LCC 3사의 통합 후 통합 진에어의 보유 항공기는 58대, 국제선 노선은 70여개 규모로 확대된다. 이는 현재 LCC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제주항공(항공기 44대‧국제선 46개)을 앞서는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통합 효과가 본격화될 경우 항공기 수, 노선 경쟁력에서 통합 진에어가 우위를 확보하며 제주항공의 LCC 시장 주도권이 흔들릴 것이라고 관측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통합 진에어 출범으로 LCC 시장 경쟁 구도가 재편될 것”이라며 “제주항공은 시장 점유율 유지를 위해 차별화 전략과 필요 시 M&A 추진 검토도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입지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제주항공도 서둘러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제주항공은 오는 2030년까지 평균 기령 5년의 젊은 기단 구축을 목표로 기단 현대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올해만 차세대 B737-8 항공기 6대 도입을 완료했고, 내년에는 정비‧수리‧개조(MRO) 비용에 1267억원, 정비시설 장비 및 인프라 확보에 42억원을 투입해 정비 역량을 높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수익구조까지 다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밖에도 아시아 지역 중심으로 신규 노선 취항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등 노선 다변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티웨이항공도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화물사업을 확대해 여객 중심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는 한편, 항공사 체급을 키우기 위한 글로벌 라이언스 가입을 추진하며 시장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자그레브, 로마, 파리, 바르셀로나 등 중장거리 노선에 벨리카고(여객기 화물 운송) 스페이스를 확대 적용하는 등 화물사업 비중을 넓히고 있다. 국토부 항공통계 기준 티웨이항공의 화물 운송량은 올해(1~10월) 11만7649톤으로,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단거리 중심 비즈니스 모델에서 벗어나 동남아, 유럽, 북미까지 네트워크를 확장해 화물 수익과 여객 경쟁력을 동시에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최근에는 세계 최대 항공동맹인 스타얼라이언스 가입을 위한 실무 협의에도 착수했다. 현재 46대의 항공기를 운영 중인 티웨이항공은 프랑스 파리, 독일 프랑크푸르트 등 유럽 주요 도시에 취항하며 장거리 운항 경험을 확보했다. 이를 기반으로 캐나다, 하와이 등 북미 노선 확장에도 속도를 내는 중이다. 저가 항공사 이미지를 벗어나 대형 항공사급 경쟁력을 갖춘 모델로 전환하겠다는 의도다.
전문가들은 이번 LCC 통합이 단순한 시장 재편을 넘어 LCC 체질 개선과 항공산업 경쟁력 제고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그간 이어져 왔던 항공사 간 단순 운임 중심 경쟁에서 벗어나 노선‧서비스 정체성 확립과 글로벌 네트워크 연계 강화 등 ‘전략 기반 경쟁’ 체제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이휘영 인하공업전문대학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통합 LCC 출범으로 기단과 노선이 확대되며 운영 효율과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며 “이를 기점으로 다른 LCC들도 장거리 노선 확대, 서비스 차별화,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 등 차별 전략을 강화하며 시장 입지를 재정립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매년 지속된 출혈 경쟁 구도에서 항공사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서비스 품질 중심의 경쟁 구도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통해 국내 LCC 산업 전반의 성장 동력 확보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