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 좋은 디자인을 넘어, 디자인이 도시 경쟁력이 되는 시대다. 서울시가 지속 가능 디자인을 핵심 전략으로 삼고 관련 산업 지원에 나섰다.
서울시와 서울디자인재단은 ‘지속 가능한 디자인 제품·서비스 판로 개척 지원 사업(지속 가능 디자인 지원 사업)’을 통해 지난 2년간 총 56개 기업을 육성했다. 재단은 “맞춤형 컨설팅, 국내외 페어 참가, 시민 참여형 축제 등 종합 지원 체계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시는 단순히 보기 좋은 디자인이 아닌 환경·사회·경제적 가치를 고려한 ‘지속 가능 디자인’을 산업으로 키우는 데 정책적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사업은 기업의 시장 진입을 돕기 위해 교육을 넘어 실질적인 매출 기반 확보에 방점이 찍혀 있다. 서울시는 기업–유통사 네트워킹을 강화해 무신사·29CM·SSG닷컴·롯데뮤지엄 아트숍·아마존 등 주요 플랫폼에 총 149건의 입점을 성사시켰다. 아울러 ‘도쿄 기프트쇼’ 등 해외 전시에도 참여해 판로를 확장했다.
기업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지원도 이어졌다. 재단은 브랜드·마케팅·디자인 개선 등 분야별 전문가 컨설팅을 제공했고, 유통사 관계자와 참여 기업이 함께하는 ‘네트워킹 데이’를 운영해 시장 접근성을 높였다. 이러한 지원 방식은 서울디자인재단이 ‘서울새활용플라자’, ‘서울디자인어워드’ 등을 통해 꾸준히 강조해온 ‘디자인의 사회적 가치’와도 맞닿아 있다.
서울새활용플라자는 2017년 개관 이래 새활용(업사이클링) 특화 시설로 자리 잡았다. 올해 9월에는 ‘지속 가능한 디자인 생활 실천’을 주제로 전시·자원순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폐자재를 전통 직조 기술로 가공한 예술 작품 특별전, 장난감 자원 순환 사업 ‘해치와 나눔히어로’ 등이 대표적이다. 재단 관계자는 “2019년부터 현재까지 약 48톤의 새활용 소재가 이곳에서 거래됐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지속 가능 디자인을 세계에 확산하기 위한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올해로 7회째를 맞은 서울디자인어워드는 사회적 가치를 디자인으로 실현한 사례를 공유하는 국제 행사다. 올해에는 74개국에서 941개 작품이 출품됐다. 접수 분야는 ‘건강과 평화’, ‘평등한 기회’, ‘에너지와 환경’, ‘도시와 공동체’ 등 네 가지다.
본선에 오른 10개 프로젝트는 기후 재난, 인권 등 전 지구적 문제를 다뤘다. 미국·나이지리아의 ‘자자 에너지 허브’가 지난 10월 대상을 받았다. 이 프로젝트는 태양광 허브와 충전식 배터리 생태계를 구축해 나이지리아 농촌의 전력 문제를 해소했다.
시민이 지속 가능 디자인을 직접 체험하는 공간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 10월 열린 그린칩스 페스티벌에는 폐섬유·페트병·재생 가죽 등을 활용한 제품·서비스를 선보인 20개 디자인 기업이 참여했다. 이들 기업 상당수는 지속 가능 디자인 지원 사업을 통해 전문가 컨설팅을 받았다. 재단은 “누적 방문객 22만명을 기록하며 지역·브랜드·시민이 함께하는 참여형 행사가 됐다”고 평가했다.
서울시 차원의 디자인 역량 강화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1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25년 글로벌디자인포럼’에서 “이제 디자인은 선택이 아닌 혁신을 이끌고 공존을 만드는 필수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차강희 서울디자인재단 대표는 “지속 가능 디자인 산업을 지원해 일상에 지속 가능 가치가 확산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