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에 연루돼 긴급 체포된 조지호 경찰청장이 1년째 거액의 월급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조 청장은 올해 1~11월 세전 기준 1354만원 수준의 월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상계엄 직후인 지난해 12월에는 1435만원을 받았다. 지난 1년간 1억6329만원을 연봉으로 받은 셈이다.
앞서 조 청장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 도중 긴급 체포됐다. 이후 계엄 당일 국회 출입 통제를 지시한 혐의로 올해 1월 기소된 후에도 현직 청장 신분을 유지해 왔다.
통상 재판에 넘어가면 경찰 공무원은 직위 해제돼 월급 40%가 깎이고, 그 외 수당은 50% 줄어든다. 그러나 조 청장은 기소를 앞둔 지난해 12월12일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월급이 깎이지 않는 ‘직무 정지’ 상태가 됐다.
이에 경찰이 경찰청장을 체포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지 1년이 지났지만, 탄핵 심판에 발이 묶여 계속 억대 연봉을 지급하는 제도적 딜레마가 발생했다.
반면 같은 혐의로 기소된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은 직위 해제돼 올해 5~11월 세전 기준 월급 227만원을 받았다. 계엄 직전 월급은 1291만원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수뇌부 지시를 받고 국회 출입 차단을 지휘하거나 체포조 운영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목현태 전 국회경비대장과 윤승영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도 직위 해제 이후 최근까지 각각 178만원, 209만원의 월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계엄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경찰을 배치한 의혹을 받는 김준영 전 경기남부경찰청장 또한 직위 해제돼 올해 10월과 11월 402만원, 454만원을 수령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변론 종결된 조 청장 탄핵 심판은 이르면 연내 선고가 이뤄질 전망이다. 탄핵과 별개로 형사 재판이 진행 중인 만큼 경찰청장 업무 복귀는 사실상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혈액암을 앓고 있는 조 청장은 당초 구속됐으나, 지난 1월 법원의 보석이 허가되면서 불구속 상태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