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약관 ‘해킹 면책’ 넣고 즉각적 탈퇴 막아…개인정보위 “법 위반 시 엄정 제재”

쿠팡 약관 ‘해킹 면책’ 넣고 즉각적 탈퇴 막아…개인정보위 “법 위반 시 엄정 제재”

기사승인 2025-12-10 17:02:16 업데이트 2025-12-10 17:05:19

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된 2025년 제26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제공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쿠팡 이용약관상 해킹 발생의 면책 규정을 확인하고 개선을 요구했다. 또 쿠팡이 즉각적인 회원 탈퇴를 막은 사실도 확인했다.

개인정보위는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6회 전체회의를 개최해 쿠팡의 그간의 대응상황 및 개인정보 처리실태를 점검했다. 개인정보위는 쿠팡이 2024년 11월 이용약관(제38조)에 서버에 대한 제3자의 모든 불법적 접속 등으로부터 발생하는 손해에 관해 책임지지 않는다는 내용의 면책 규정을 추가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에 대한 개선을 요구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상 개인정보처리자는 개인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안전성 확보에 필요한 기술적‧관리적‧물리적 조치를 해야 한다. 처리자가 보호법을 위반한 행위로 이용자가 손해를 입으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이 경우 처리자가 고의‧과실이 없음을 입증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개인정보위는 쿠팡의 이용약관이 고의‧과실로 인한 손해에 대해 회사의 면책 여부 및 입증 책임에 대해 불분명하게 규정했다고 봤다. 이에 보호법의 취지와 상충되는 측면이 있고 이용자에게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했기에 쿠팡에 관련 내용에 대한 개선을 요구했다. 약관 소관 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에도 의견을 제시할 계획이다.

쿠팡의 일부 회원은 멤버십 잔여 기간 종료까지 멤버십 해지가 불가능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제공

또 쿠팡이 회원탈퇴 절차를 복잡하고, 탈퇴 메뉴를 찾기 어렵게 구성해 운영한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유료 서비스인 와우 멤버십에 가입한 회원의 경우 멤버십 해지를 회원탈퇴의 필수 조건으로 운영했다. 그러나 멤버십 해지 절차를 여러 단계 거치게 하고, 해지 의사를 재확인하는 등 멤버십을 해지하기 어렵게 했다.

또한 일부 회원의 경우 멤버십 잔여 기간의 종료까지 멤버십 해지가 불가능했으며 실질적으로 즉각적인 회원탈퇴를 할 수 없도록 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대해 개인정보위는 개인정보 처리정지‧동의철회 요구의 방법과 절차가 개인정보의 수집 방법과 절차보다 어렵지 않게 해야 한다는 보호법 제38조 제4항 위반 소지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이용자의 권리행사 보장을 위해 탈퇴 절차를 간소화하고 정보주체가 쉽게 알 수 있도록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쿠팡은 개인정보 ‘노출’을 ‘유출’로 수정하고, 누락된 유출항목(공동현관 비밀번호) 및 2차 피해 예방조치를 포함하여 재통지했다. 이어 홈페이지 및 앱 상에 공지문을 게시하는 등 개인정보위 의결사항을 일부 이행했다.

그러나 배송지 명단에 포함돼 유출되었으나 쿠팡 회원이 아닌 사람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통지계획을 제출하지 않은 점, 홈페이지‧앱 공지문의 접근성 및 가시성이 부족한 점 등에 대해 개선을 요구했다.

이어 보호법에 따라 30일 이상 공지하도록 했으며 2차 피해 예방을 위해 쿠팡측에 사고 전담 대응팀 운영을 철저히 할 것을 요구했다.

최근 쿠팡 계정 정보의 인터넷 및 다크웹상 유통 의심 정황 등에 대한 언론보도나 신고가 잇따르고 있어 쿠팡 측에 자체 모니터링 및 즉각적인 대응 체계를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쿠팡은 개인정보위의 요구사항에 대해 7일 이내 조치결과를 제출해야 한다.

개인정보위는 “이번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사건의 중대성을 인식하고 유출 경위 및 보호법 위반사항을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라며 “신속‧철저한 조사를 통해 쿠팡의 법 위반사항 확인 시 엄정 제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출 정보를 악용한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필요한 예방조치도 지속적으로 실시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은 쿠팡 개인정보 유출 관련 수사를 진행 중이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전날에 이어 이날에도 서울 송파구 신천동 쿠팡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다.


정우진 기자
jwj3937@kukinews.com
정우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