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민 부천FC 감독이 팬들에게 팀이 초반에 힘들어도 응원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부천은 15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K리그1 승격 기념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이영민 감독과 주장 한지호가 참석했다.
앞서 부천은 수원FC와 승강 플레이오프(PO)에서 1차전 1-0, 2차전 3-2로 승리하며 합계 4-2로 1부 리그에 올라섰다.
부천이 K리그1에서 뛰는 것은 처음이다. 2006년 부천SK(현 제주SK)가 제주로 연고지를 옮기자 이듬해 서포터즈 주도로 시민구단으로 창단된 부천은 2008년부터 K3에 참가했다. 2013년 K리그2 출범부터는 2부에서 뛰며 10년 이상 1부로 올라서지 못했다. 승강 PO에 진출한 적도 올해가 처음이다.
특히 이 감독에게도 뜻 깊다. 현역 시절 포항 스틸러스에 입단한 그는 K리그1에서 한 번도 뛰지 못하고 고양 KB국민은행 창단 멤버로 활약하며 은퇴한다. 이후 2007년 KB 국민은행 코치부터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 2021년부터 부천 감독으로 부임했다. 5년 만에 구단을 승격 시킨 명장 반열에 올랐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 감독은 “승격하고 일주일 밖에 안 됐지만 저는 2~3주 지나간 것처럼 길게 느껴진다”며 “처음에 기뻤다가 리그1을 준비해야 되는 상황이라서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조금 바쁜 시즌을 보내고 있다. 승격은 고맙지만 내년 시즌 준비를 잘해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K리그1에 대비하기 위해 어떤 조언을 받았는지에 대해 묻자 “많은 분들이 축하도 주시고 통화를 했지만 제가 생각나는 건 유병훈 감독이다. 올 시즌 초에 만나서 경기를 보고 K리그1와 K리그2가 다르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며 “유병훈 감독이 그때 느꼈던 부분을 이야기해줬다. 저도 ‘이런 부분을 적용하는 건 어떠냐’고 질문했다. 그 이외에도 많은 분들에게 조언을 구해야 한다. 제가 생각한 게 다가 아니고 그 분들이 말해주신 것을 듣고 팀을 꾸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감독은 평소 감정 표현이 덜 하기로 알려져 있다. 승격 당시에도 많이 기뻐하는 모습이 아니었다. 그는 “표현을 저도 많이 하고 싶은데 잘 안 된다. 선수단한테도 살갑게 다가가고 칭찬도 해주고 싶은데 성격상 힘들다”며 웃은 후 “승격하고 나서도 정말 기뻤지만 제가 상상했던 순간이 이뤄지다 보니 멍했다. 그 다음날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집사람이 첫마디로 ‘웃음이 난다’고 이야기했다. 저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잠들 때는 걱정이 앞섰다. 다가올 날을 준비해야 돼서 기쁨은 하루였다”고 전했다. 이어 “선수들과의 신뢰가 중요해야 한다. 신뢰라는 부분이 쉬우면서도 어려운 단어”라며 “선수들하고 저희 코칭스태프하고 신뢰가 없다면 감독이 좋은 전술을 사용해도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내년 목표에 대한 질문에는 “잔류가 목표다. 처음으로 K리그1에 발을 디뎠다. 일단 버텨야 한다”면서도 “저희가 가지고 있는 축구의 색깔을 바꿀 수 있지만 유지할 부분은 유지해야 올라가서 팬 분들한테 즐거움을 줄 수 있다. 잘하는 부분은 다듬어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7년부터는 K리그1에 총 14개 팀이 뛰는 만큼 강등 걱정이 적어진다. 12위를 하지 않는다면 잔류고 12위를 해도 승강 PO를 거친다.
이 감독은 “제도가 바뀌어서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렇지만 강등 한 팀이 남아 있어서 그 팀이 안 되게 해야 한다”며 “우리 팬 분들이 바라는 게 있고 부천이 K리그1에 가서 좋은 성적을 언젠가는 내야 한다. 그 기초를 다지는 기간이다. 첫 해가 가장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가장 실감되는 부분에 대한 질문에는 “선수 수급이 제일 다가온다. 저희 팀에도 좋은 선수가 있지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보강도 해야 한다. 그런 선수들한테 몸값을 물어보는 게 실감난다”며 “(구단에) 요구하면 끝도 없다. 부족하지만 지금은 현실적으로 당장 이거 하자는 것보다 어떻게 하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상의해야 한다. 그런 부분들만 잘 이뤄진다면 재밌는 한 해를 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부분 스쿼드를 완성하고 전지훈련을 갔다. 좀 특이한 경우는 갈레고가 태국에서 합류한 것”이라며 “지금은 시간이 촉발할 정도로 ‘전지훈련 가기 전 될까’ 생각한다. 조금 더 신중을 기해야 하고 타이밍이 맞아야 한다. 최대한 전지훈련 떠나기 전까지는 스쿼드를 구성하려고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안양을 보면 핵심적인 영입을 잘했다. 저희가 갖고 있는 예산 안에서 그런 투자를 할 수 있다면 과감하게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 감독은 “팬들이 제일 기대하는 부분은 제주랑 경기일 것 같다. K리그를 사랑하는 팬들에게는 흥행 요소가 될 것 같다”며 “조금 더 재밌는 축구를 하고 싶다. 서울 수원의 빅매치만큼은 아니어도 그 수준까지는 가야 한다”고 희망했다.
이어 “저희 팬 분들은 부천을 사랑하는 마음이 다르다. 선수들을 위한 열정도 남다르다. K리그1 다른 팀하고 붙었을 때 기죽지 않게 선수들도 잘 할 테니 팬들도 지금까지처럼 응원해 주신다면 충분히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 보이겠다”며 “처음에는 많은 승리 못 할 수 있는데 부천의 색을 보이겠다. 끝까지 응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