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에게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로 실형이 구형됐다. 결심 공판에서 이 전 대표 측은 과거 김 여사에게 수표 3억원을 전달한 적이 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오세용)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이 전 대표에게 징역 4년과 벌금 1000만원, 추징금 8390만원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특검팀은 “이 사건은 피고인이 대통령, 영부인, 법조인 등 인맥을 통해 집행유예를 받게 해주겠다며 현금을 받은 사건”이라며 “형사사법 절차의 공정성과 무결성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힌 중대 범죄”라고 밝혔다.
이어 “범행 수법이 매우 불량하다”며 “대통령, 영부인, 부장판사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8개월간 25번에 걸쳐 8300만원 상당을 받았고, 돈을 주지 않으면 형을 많이 받을 것이라고 하며 불이익을 암시했다”고 강조했다.
특검팀은 이 전 대표가 휴대전화를 부수고 버리는 방식으로 증거를 인멸한 점과 허위 알리바이를 만들려 한 점, 혐의를 지속적으로 부인한 점도 불리한 양형 사유로 제시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새로운 주장이 나와 주목받았다. 이 전 대표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김건희에게 수표로 3억원을 준 적이 있다”며 “김건희 특별검사팀에 가서 그 부분을 얘기했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수사에 협조하기 위해) 피고인을 찾아가서 지금까지 얘기하지 않은 것이 뭐냐고 확인한 게 ‘김건희에게 수표로 3억원을 준 적이 있다’였다”며 “해병특검이 사건 대상이 아니라고 해 김건희 특검에 가서 그 부분을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 측은 해당 3억원이 주식 투자 수익의 일부라고 주장했다. 측근 인사는 “과거 김 여사가 이 전 대표에게 투자금 15억원을 맡겼고, 이 전 대표가 투자 수익 3억원을 포함해 총 18억원을 돌려줬다”고 말했다. 전달 시점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이전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이 전 대표 측의 주장은 법정에서 나온 일방적 진술이다. 특검이 관련 조사를 진행했다면 범죄 혐의를 특정하지 못했거나 공소시효가 도과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전 대표 변호인은 수사 절차의 위법성을 주장하며 공소기각을 요구했다. 변호인은 “특검은 법률에서 정한 범위를 벗어나 수사를 했고 준비 기간 중 수사 금지 원칙을 위반했다”며 “이를 용인한다면 법치주의에 대한 심각한 훼손”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최후진술에서 “가벼운 행동으로 사회에 큰 물의를 빚은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남은 인생에서 법을 준수하고 모범적인 시민으로 살아가겠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선고는 내년 2월 13일에 이뤄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