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 개정으로 조직 신설 후 취업”…5개 부처 퇴직공직자 승인율 89.4%

“법률 개정으로 조직 신설 후 취업”…5개 부처 퇴직공직자 승인율 89.4%

경실련, 노동부·행안부 등 관피아 실태조사 결과 발표
“국민 주인인 나라 만들려면 공직자윤리법 개정해야”

기사승인 2025-12-16 15:09:49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법무부·행안부 등 5개 정부부처 ‘관피아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경실련 제공

관피아 근절을 위해 공직자의 퇴직 후 재취업 기준을 강화하고,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심사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16일 발표한 관피아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용노동부, 교육부, 법무부, 행정안전부, 환경부 등 5개 정부 부처 퇴직공직자(2022년 7월~ 2025년 7월)의 전체 취업심사대상 180건 중 161건(89.4%)이 취업가능·취업승인 결정을 받았다. 취업심사 승인율은 평균 89.4%다. 

부처별로는 고용노동부가 96.2%로 가장 높았다. 이어 법무부(94.9%), 환경부(89.7%), 행정안전부(85.7%), 교육부(82.4%) 순이다. 

취업 기관별로는 5개 정부 부처에서 민간기업 진출이 56건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공공기관(36건), 기타(30건), 협회·조합(20건), 법무·회계·세무법인(19건) 순으로 취업심사를 받았다.

취업승인 심사 결정 근거를 살펴보면 추상적인 사유가 다수 활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승인을 받은 59건 중 53회(60.9%)가 공직자윤리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9호 ‘전문성이 증명되는 경우로서 취업 후 영향력 행사 가능성이 적은 경우’에 해당했다. 

또 ‘퇴직 전 5년 동안 소속했던 기관에서 처리한 업무의 성격과 비중 및 처리 빈도가 취업하려는 회사의 담당 업무 성격을 고려할 때, 취업 후 영향력 행사가 작은 경우’가 24회(27.6%)로 조사됐다. ‘국가안보상의 이유나 국가의 대외경쟁력 강화와 공공의 이익을 위해 취업이 필요한 경우’(5회)도 있었다. 

자료=경실련 제공

세부 사례를 보면 공직자가 법률 개정 등을 통해 조직 신설 이후 해당 기관에 재취업한 사례도 확인됐다. 환경책임보험사업단, 자원순환보증금관리센터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와 함께 여러 부처의 퇴직공직자들이 비슷한 시기에 여러 기업을 연속적으로 지원하고, 취업가능·승인 결정을 받는 사례도 있었다. 이밖에 △산하단체 기관장 및 유관 협회 자리 대물림 △부처 권한에 의한 산하 공공기관 재취업 △관행적인 유관 기관 재취업 △민관 유착에 의한 민간기업과 민간단체 재취업 △취업승인 예외사유, ‘특별한 사유’ 허점을 이용한 재취업 등이 특징으로 조사됐다.

경실련은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관피아가 우리사회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심각하다”면서 △신생 기관 재취업 금지 명문화 △취업심사 대상기관의 규모 재정비 △취업승인 예외사유 구체화 △취업제한 여부 및 승인 심사기간 확대 (퇴직 전 경력 5년→10년으로 확대) △퇴직 후 취업제한 기간 확대 (퇴직 후 제한 3년→5년으로 확대) △이해충돌방지법상 사적 접촉 요건 강화 △공직자윤리위원회 위원 명단, 회의록 및 심사결과 자료 공개 △공무원연금과 재취업 보수 이중수급 방지 등을 관피아 근절 방안으로 제시했다.

경실련 방효창 정책위원장(두원공대 교수)는 “이재명 정부가 정말로 국민이 주인이 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한다면 적어도 기본적인 시스템 내지는 공직자윤리법에 관한 것도 조금 더 전향적으로 개정해서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김태구 기자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
김태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