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적발 2명…잡기 쉽지 않은 ‘스테로이더’ [스테로이드 사각②]

4년간 적발 2명…잡기 쉽지 않은 ‘스테로이더’ [스테로이드 사각②]

2022년 이후 스테로이드 구매자 과태료 부과 사례 총 2건
현행 적발·구매자 시인 아니면 과태료 부과 쉽지 않은 실정
전문가 “형사소송법 적용, 포렌식, 플랫폼 협조 강화 등 필요”

기사승인 2025-12-17 19:14:47
그래픽. 연합뉴스

온라인 스테로이드 거래가 여전히 활개 치는 가운데, 구매자 처벌을 골자로 한 법 개정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단백동화 스테로이드 구매자에게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법이 바뀌었지만, 실제 처벌로 이어진 사례는 극소수에 그쳤다.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법 개정 이후 구매자에 대한 과태료 부과 사례는 2023년 1건, 2024년 1건으로 총 2건에 불과했다.

지난 2022년 7월21일부터 약사법 제47조의4(전문의약품 유통 질서 확립을 위한 특례)에 따라 구매자도 처벌 대상이 됐다. 기존 판매자만 처벌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구매자까지 단속 범위에 포함시킴으로 불법 유통 자체를 차단하려는 것이 개정의 취지다.

하지만 개정법이 실효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태료는 행정벌이기 때문에 형사 처벌과 달라 수사기관이 법원의 영장을 받아 강제 수사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현장에서 현행법으로 적발하거나, 구매자가 스스로 구매 사실을 인정하는 경우가 아니면 과태료 부과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더 큰 문제는 온라인 거래 환경이 더욱 교묘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불법 약물은 비공개 메신저를 중심으로 거래되고 있다. 판매자와 구매자가 서로를 모르는 상태에서 대화방을 폐쇄하는 방식으로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증거를 확보하기 힘든 상황이다.

실제 처벌까지 이어진 사례가 적은 것에 대해 식약처는 “개인 신원 정보가 특정돼야 구매자에게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지만, 구매자의 정보를 특정하기 사실상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제 불법 약물 이용자들은 단속에 대해서 걱정하고 있지 않았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A씨(31)는 단백동화 스테로이드를 사용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매년 보디빌딩 대회에 참가하는 그는 “약을 사용하지 않고 사설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약을 끊고 싶지만, 하루아침에 단약을 하면 호르몬이 급격히 바뀔 수 있다”며 걱정했다. 이어 “주변에 많은 동료 선수들이 스테로이드를 사용하고 있지만, 적발 걱정을 하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전문가는 형사 절차 연계, 온라인 플랫폼 협력 강화, 신고 제도 개선 등 종합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9월2일 열린 ‘약물 사용 근절을 위한 국회 정책 토론회’에 토론자로 참석한 민경태 법무법인 중현 변호사는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과태료 사건을 형사 사건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고위험 약물 대량 구매, 청소년 대상 판매, 상습 반복 구매 등의 경우 형사소송법 절차를 적용해 계좌 추적이나 휴대폰 포렌식 같은 강제 수사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온라인 플랫폼과의 협조 체계 강화도 필요하다”며 “플랫폼 사업자에게 불법 약물 거래 관련 IP, 계좌, 대화방 기록을 일정 범위에서 제공하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하면 증거 확보가 훨씬 용이해진다”고 덧붙였다.

유병민 기자
ybm@kukinews.com
유병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