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가 인공지능(AI)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핵심 인프라인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 1만장을 내년 2월부터 본격적으로 지원한다. 확보된 GPU는 중소·스타트업을 포함한 산업계와 학계·연구계, 국가 차원의 AI 프로젝트에 순차적으로 배분될 예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회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서 ‘국가 AI 혁신을 위한 첨단 GPU 확보·배분 방향’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올해 1차 추가경정예산 약 1조4600억원을 투입해 확보한 GPU를 AI 연구·개발과 산업 현장에 활용할 계획이다. 정부는 ‘AI 고속도로’ 구축을 핵심 국정과제로 추진하며, 2028년까지 5만2000장 이상의 첨단 GPU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지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계기를 통해 민관 협력을 바탕으로 총 26만장 규모의 첨단 GPU 확보 계획이 마련되면서 범국가적 AI 인프라 확충이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에 정부가 확보할 1만3000장의 GPU는 정부가 목표로 한 5만2000장 가운데 첫 공급 물량이다.
네이버·카카오·NHN 참여…대형 GPU 클러스터 구축
과기정통부는 GPU 확보 사업을 위해 지난 7월 참여사 공모와 평가, 현장 실사 등을 거쳐 네이버클라우드, 카카오, NHN클라우드를 사업자로 선정했다. 이후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과 함께 실무 협의체를 구성해 GPU 구축과 운영 준비 상황을 점검해 왔다.
각 사업자는 엔비디아 B200 1만80장과 H200 3056장 등 총 1만3000장의 첨단 GPU를 확보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정부는 B200 8160장과 H200 2296장을 활용하게 된다. 확보된 GPU는 냉각 시스템 구축, 대규모 클러스터링, 최적화 작업과 베타 테스트 등을 거쳐 순차적으로 구축될 예정이다.
정부 활용분은 각각 510노드(4080장), 255노드(2040장) 규모의 클러스터링 형태로 구축될 계획이다.
산·학·연 우선 배분…과제당 최대 256장 지원
정부는 한정된 GPU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단계적이고 전략적인 배분 방식을 적용한다. 우선 구축이 완료되는 H200 2296장과 B200 2040장은 산·학·연의 시급한 AI 연구·개발 수요에 우선 배분된다.
과제 접수는 오는 22일부터 내년 1월28일까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진행된다. 선정된 과제에는 H200 기준 최대 256장, B200 기준 최대 128장이 최대 12개월간 지원된다. 과제 선정은 기술적 완성도와 사회·경제적 파급효과, AI 생태계 기여도, 수행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문가 심사를 통해 이뤄진다.
이용 시 학·연은 GPU가 무상으로 제공되며, 산업계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은 시장 가격의 약 5~10% 수준을 자부담한다. 청년기업에는 추가로 50% 할인 혜택이 적용된다.
이후 확보될 B200 6120장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등 국가 차원의 AI 프로젝트와 단기 산·학·연 과제에 배분될 예정이다.
아울러 정부는 내년에도 슈퍼컴퓨터 6호기 구축(약 9000장)과 추가 GPU 구매(약 1만5000장)를 통해 첨단 GPU 확보를 이어간다. 2028년 가동을 목표로 하는 국가 AI 컴퓨팅센터에는 1만5000장 이상의 GPU가 추가로 구축될 예정이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번 첨단 GPU 구축은 AI 고속도로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출발점”이라며 “국내 연구자와 기업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컴퓨팅 자원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현장의 AI 혁신을 지원해 진정한 AI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