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산연 “내년 서울 집값 4.2% 상승…민간 공급 확대해야”

주산연 “내년 서울 집값 4.2% 상승…민간 공급 확대해야”

기사승인 2025-12-23 17:10:48
23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26년 주택시장 전망과 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김수현 주택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왼쪽부터) 서종대 주택산업연구원 원장,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이 발언하고 있다. 이유림 기자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이 내년 서울 주택 매매가격이 4.2%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서울 전세가격은 4.7%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주산연은 23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2026년 주택시장 전망과 정책방향’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서종대 주택산업연구원 원장,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수현 주택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이 참석했다.

주산연은 내년 주택 매매가격이 전국 평균 1.3% 상승하고 수도권은 2.5%, 서울은 4.2%, 지방은 0.3%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2026년 주택 매매가격 전망. 주택산업연구원 제공


주택 가격 상승 요인으로는 유동성 확대와 금리 하락, 공급 부족이 지목됐다. 주산연은 지난 10년간 명목성장률을 크게 웃도는 유동성 증가로 자산 가격 상승 압력이 누적된 상황에서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미국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대출금리 하락과 최근 4년간 누적된 약 60만 가구 수준의 착공 물량 부족(정부 추산)이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주산연은 내년에 급격한 금리 인상이나 경기 악화가 발생하지 않는 한, 주택 가격이 올해의 상승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주산연은 HP(Hodrick-Prescott)필터를 활용한 분석에서도 주택 매매가격 상승 가능성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HP필터는 시계열 자료에서 장기 추세와 순환 변동을 구하는 기법으로 순환변동을 가지고 경기 국면을 진단하는 기법이다.

이 분석에 따르면 주택 매매가격은 2023년 10월 이후 조정 국면을 마무리한 뒤 2024년부터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2025년에는 순환 변동값이 추세를 상회하는 구간으로 전환돼 11월까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산연은 이를 근거로 내년 주택 가격 역시 상승 국면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전·월세 가격은 매매가격보다 더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주산연은 내년 전세가격 상승률은 전국 2.8%, 수도권 3.8%, 서울 4.7%, 지방 1.7%로 예상했다. 입주 물량 감소와 다주택자 중과 기조 시사, 실수요자의 매수와 입주를 제한하는 토지거래허가제 등의 영향으로 내년에는 올해보다 전·월세 가격 상승세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월세의 경우 수도권을 중심으로 상승 압력이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주산연은 입주 물량 부족과 전세의 월세화 추세가 두드러진 수도권에서 월세 가격 상승 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택 매매 거래량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주택 거래량은 65만 건으로 이는 전체 주택 재고의 3.2%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주택시장이 과열이나 침체 없이 안정적으로 거래되던 시기의 연간 거래량인 90만 건 내외(재고 대비 4~5%)와 비교하면 약 70% 수준에 불과하다. 

주택 공급 여건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내년 인허가 물량은 40만 가구, 착공은 32만 가구, 분양은 24만 가구, 준공은 25만 가구로 예상된다. 특히 수도권의 공급 부족은 더욱 심각한 것으로 전망했다. 수도권 인허가 물량은 22만 가구, 착공 21만 가구, 분양 12만5000가구, 준공 12만 가구에 그칠 전망이다. LH 등 공공부문이 공급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연평균 45만~50만 가구로 추산되는 주택 수요에 비하면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다.

정부도 주택 공급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9·7 공급 확대 대책’을 통해 수도권에 향후 5년간 135만 가구의 신규 주택 착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내년 1월 중 추가적인 공급 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 한계…민간분야 주택 공급 확대해야”

주산연은 “수요 억제 대책과 함께 9·7 공급 확대 대책이 발표됐지만, 시장 불안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며 내년 주택 정책 방향과 관련해 몇 가지 개선 과제를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유동성·금리·환율 등 전반적인 경제 지표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것 △기존 수요 억제 정책 가운데 토지거래허가제 등 규제 정책으로 인한 매물 잠김 현상과 전·월세 물량 감소 등 부작용을 보완할 것 △공급 확대의 물량과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신속히 추진할 것을 제언했다.

서 원장은 “지난 20년간 공급 물량을 보면 공공이 약 15%, 민간이 85%를 담당해왔다”며 “공공이 아무리 공급을 확대해도 전체의 30%를 넘기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민간의 주택 공급 물꼬를 틀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주산연은 ‘주택공급 특별대책지역’ 제도의 조속한 도입을 촉구했다. 주택공급 특별대책지역은 이미 확보된 토지를 대상으로 신속한 착공과 분양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인허가 절차를 대폭 단축시키는 제도로 통상 1년가량 소요되는 90여 개 관계기관 협의를 약 2개월 내외로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이유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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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