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여론조사 의혹’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오세훈 서울시장 측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내년 6월 지방선거 이후로 재판을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조형우)는 23일 오 시장과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오 시장의 후원자로 알려진 사업가 김한정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은 검찰과 변호인이 재판 쟁점과 증거조사 방법 등을 논의하는 절차로, 일반 공판기일과 달리 피고인 출석 의무는 없다.
오 시장 측은 명씨에게 여론조사 자체를 맡긴 사실 자체가 없다며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오 시장과 강 전 부시장의 변호인은 “피고인들은 명태균에게 여론조사를 맡긴 적이 없고 김한정씨에게 비용 지급을 요청한 적도 없다”며 “다만 ‘선거를 돕겠다’면서 여론조사 전문가를 자처한 명태균에게 강 전 부시장이 시험용 여론조사를 시켜봤는데, 결과물이 도저히 신뢰할 수 없어서 관계를 단절했다”고 주장했다.
또 오 시장 측은 해당 사건이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수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도 문제를 제기했다. 오 시장의 혐의는 당내 경선 과정에서 발생한 사안으로, 특검법이 규정한 ‘2021년 재·보궐 선거 등에서의 선거 개입 의혹 사건’과는 무관하다는 주장이다. 오 시장과 강 전 부시장이 공모했다는 시점과 장소 등이 공소장에 특정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에 대해 특검팀은 추가 의견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아울러 오 시장 측은 “정치적으로 이용될까 우려가 된다”며 내년 6월 지방선거 이후로 재판을 늦춰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오 시장과 강 전 부시장의 변호인은 “곧 당내 경선이 있고 후보자가 되면 본격적으로 (선거운동에) 돌입하는데, 증인으로 나온 사람들의 증언을 상대 당에서 크게 부각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특별법이 강행 규정이 아니라면 (지방선거) 이후에 진행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반면 특검팀은 신속한 재판 진행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재판부는 “검토는 해보겠지만, 지방선거 이후 진행하는 문제는 약간 소극적”이라며 “(특검법이) 가능하면 6개월 안에 끝내라고 돼 있는데, (지방선거일인) 6월3일 이후 시작하면 어렵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김건희 특검법은 1심 선고를 공소 제기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지난 1일 기소된 오 시장 사건은 내년 6월 이전에 1심 선고가 이뤄져야 한다.
이날 재판에서는 강 전 부시장의 전과 기록이 포함된 특검팀 공소장이 ‘공소장 일본주의’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는 재판부 지적도 나왔다. 공소장 일본주의는 판사에게 유죄의 예단을 줄 수 있는 혐의와 무관한 사실을 공소장에 기재해서는 안 된다는 형사소송 규칙이다. 이에 특검팀은 “정식 공판 절차 진행 전에 정리하겠다”고 했다.
한편 오 시장은 지난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명씨가 실소유한 것으로 지목된 미래한국연구소로부터 10차례에 걸쳐 공표·비공표 여론조사를 받고, 후원자 김 씨에게 3300만 원을 대신 지급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명씨는 보궐선거 전 오 시장과 7차례 만났고, 당시 오 시장이 “살려달라” “나경원을 이기는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재판부는 내년 1월28일 한 차례 더 공판준비기일을 열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