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제3자 배정 유증 금지 가처분 ‘기각’…美제련소 계획 예정대로

고려아연 제3자 배정 유증 금지 가처분 ‘기각’…美제련소 계획 예정대로

- 합작법인 통한 우군 지분 10.59% 확보, 내년 주총서 지분 비슷
- 영풍 “기각 결정 아쉬워, 美제련소 건설 성과 위해 지원할 것”

기사승인 2025-12-24 12:54:29 업데이트 2025-12-24 14:27:43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 연합뉴스 

영풍·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을 상대로 제기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됐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의 미국 제련소 건설 투자 계획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 그대로 진행될 전망이다.

24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50부(부장판사 김상훈)는 앞서 16일 영풍 측이 제기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고려아연은 약 10조9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국방부 등과 손잡고 미 남동부 테네시주에 전략광물 제련소를 건설하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고려아연이 미 국방부, 상무부, 방산 전략기업 등과 합작법인(JV)을 설립하고, 해당 JV가 약 2조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고려아연 지분 약 10.59%를 확보하는 구조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영풍 측은 “고려아연이 제련소 직접 투자가 아닌, 제3자 배정 유증을 택한 것은 자금 조달 목적이 아니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경영권을 방어해 줄 백기사를 확보하려는 의도”라며 즉각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실제로 이번 유증이 진행되면 전체 발행 주식이 늘어나 영풍 측 지분은 현재 약 44%에서 40%대로, 최 회장 측 지분 역시 29%대로 내려가지만, 우군인 JV 지분을 합치면 39%로 오르게 된다. 특히 미 정부가 직접 투자에 참여하면 고려아연이 ‘미국의 안보 자산’으로 분류돼 영풍 측이 시도하고 있는 M&A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고려아연 측은 제3자 배정 유증과 관련해 “미국 정부가 자국 내 금속 공급망 구축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상황에서 실질적인 사업권 보호 및 수익성 확대 조치 등을 약속하고 있다”면서 “이번 지분 참여는 미 정부 측의 일회성 투자가 아닌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전략적 제휴의 일환”이라고 반박해 왔다.

이번 가처분에선 상법 제418조에 따라 제3자 배정 유증이 경영상 목적을 위해 반드시 필요했는지 여부였는데, 재판부는 고려아연 측의 계획이 경영상 필요한 조치였다고 해석했다.

가처분 기각에 따라 고려아연은 당초 계획대로 제3자 배정 유증 납입기일인 오는 26일 신주220만9716주를 모두 발행할 예정이다. 이후 내년 미 제련소 부지 조성을 시작으로, 2029년부터 단계적 가동과 상업 생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신주를 포함한 주주명부가 오는 31일자로 확정 및 폐쇄되면 고려아연은 내년 정기주주총회에서 우군을 확보한 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날 영풍 측은 재판부의 가처분 기각 결정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영풍은 “이번 절차를 통해 제기됐던 기존 주주의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 투자 계약의 공정성에 대한 우려, 그리고 고려아연이 중장기적으로 부담하게 될 재무적·경영적 위험 요소들이 충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면서 “이러한 문제 제기는 고려아연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모든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책임 있는 최대주주의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것임을 분명히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로서 고려아연의 미국 제련소 건설 프로젝트가 미국뿐 아니라 고려아연과 한국 경제 전반에 실질적인 ‘윈윈’의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한다”며 “대규모 해외 전략 프로젝트가 안정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경영진이 이사회와 최대주주로부터 지속적인 신뢰와 지지를 확보할 수 있는 지배구조와 의사결정 체계가 전제돼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영풍·MBK는 고려아연의 경영이 특정 개인이나 단기적 이해가 아닌, 전체 주주와 회사의 장기적 가치 극대화를 중심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모든 제도적·법적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고려아연 측은 재판부의 판단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미국 제련소 건설을 핵심으로 하는 ‘크루셔블 프로젝트’를 당초 계획대로 차질 없이 추진해 성공적으로 완수함으로써 기업가치를 높이고, 주주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고려아연은 핵심광물 공급망의 중추 기업으로서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동시에, 글로벌 전략 자산으로서 대한민국의 경제 안보 강화에도 이바지할 수 있도록 전 임직원이 하나로 뭉쳐 지속적인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김재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