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전남도와 각 대학 등에 따르면, 목포대와 순천대는 지난 22∼23일 교원, 직원·조교, 학생 등 3개 직역을 대상으로 대학 통합에 대한 찬반 투표를 실시했다. 이 가운데 순천대 학생들의 반대율이 60.7%에 달하면서, 순천대는 직역별 찬성률 50% 이상이라는 내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통합을 반대로 최종 판정했다. 반면 목포대는 3개 직역 모두에서 찬성률이 50%를 넘겼다.
두 대학은 당초 구성원 투표에서 찬성 의견이 모일 경우 교육부에 통합계획서를 제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2027학년도 개교를 목표로 한 통합 국립의과대학 설립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통합이 부결되면서 전남도의 의대 신설 일정에도 제동이 걸리게 됐다.
전남은 세종시를 제외한 전국 광역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의과대학이 없는 지역으로, 의료 공백 해소를 위해 국립의대 설립을 지속 추진해 왔다. 지난해 1월 목포대와 순천대는 ‘전라도 공동 단일 의과대학 설립’에 합의했고, 이후 전남도는 두 대학 통합을 전제로 한 통합 의대안을 정부에 신청했다. 그러나 순천 지역을 중심으로 반발이 확산되면서 단독 의대 공모로 방향을 틀었다가, 다시 통합 의대안으로 회귀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어왔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통합 부결의 원인을 ‘의대 중심의 일방적 통합 추진’에서 찾고 있다. 진보당 전남도당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번 부결은 지역 구성원의 의사와 충분한 소통 없이 추진된 행정 편의적 정책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를 분명히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어 “의과대학 신설은 지역민의 오랜 염원인 만큼 중단 없이 추진돼야 하지만, 100년 미래를 설계하는 공공정책이 민주적 숙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돼서는 정당성을 가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전남도를 향해 “김영록 지사가 여전히 학생들을 행정의 대상으로만 인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며 “대학 통합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의당 목포지역위원회도 이날 논평을 내고 “이번 결과는 의대 신설만 앞세운 통합에 대한 구성원들의 분명한 거부”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대학 통합은 지역 고등교육 체계 전반을 재편하는 중대한 공공 의제임에도, 그 과정이 의과대학 신설을 위한 행정적 수단으로만 활용됐다”며 “의대만 남고 대학은 사라지는 통합은 지속될 수 없다”고 경고했다.
한편 전남도는 내년 1월 중순까지 대학 구성원 재투표를 거쳐 통합 찬성 기준을 충족할 경우, 기존 일정에 따라 대학 통합과 의대 설립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순천대 학생 사회를 중심으로 한 반대 여론이 여전해, 통합과 의대 설립을 둘러싼 논의는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