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식지 않는 열기다.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득)’ 열풍이 개인 베이커리를 넘어 식음료 시장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두쫀롤·두쫀김밥·두쫀케이크 등 파생 메뉴가 잇따라 등장하면서, 두쫀쿠는 일시적 히트 상품을 넘어 하나의 스테디 디저트 콘셉트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 프랜차이즈들도 관련 메뉴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오는 30일부터 ‘두바이 쫀득롤’을 출시한다.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 페이스트를 마시멜로로 말아낸 형태로, 리저브 광화문점과 스타필드코엑스R점, 용산역써밋R점, 센터필드R점, 성수역점, 홍대동교점 등 6개 매장에서 한정 판매된다. 스타벅스는 다음 달 두바이 초콜릿을 활용한 음료 2종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다른 커피·디저트 브랜드들도 두쫀쿠 메뉴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디야커피는 두쫀쿠와 음료를 묶은 ‘두쫀쿠 세트’를 배달 앱 쿠팡이츠에서 단독 판매 중이다. 공차는 ‘두바이 쫀득 초콜릿 크러쉬’와 ‘두바이 스틱 케이크’를 출시하며 두쫀쿠 콘셉트를 음료와 디저트로 확장했다. 요거트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 요아정 역시 두쫀쿠 제품을 선보이며 트렌드에 합류했다.
베이커리·아이스크림 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배스킨라빈스는 ‘두바이스타일 초코 쿠키’, ‘두바이스타일 초코 라테’, ‘두바이스타일 초코 모찌’ 등 관련 제품을 연이어 출시했다. 파리바게뜨는 두쫀쿠를 타르트 형태로 구현한 ‘두쫀 타르트’와 ‘두바이 쫀득볼’을 선보이며 베이커리 메뉴로 재해석했다.
두쫀쿠 인기가 장기화되는 배경에는 피스타치오가 가진 고유의 풍미와 고급 식재료 이미지가 자리한다.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 버터, 코코아 등 비교적 고가의 원재료를 사용하는 구조 자체가 프리미엄 디저트 인식을 강화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바삭한 식감과 쫀득한 속의 대비, 강한 비주얼 요소가 더해지며 SNS 확산에도 유리하게 작용했다.
원재료 수급 지표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확인된다. 관세청이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소속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피스타치오 수입량은 2020년 833톤(t)에서 지난해 2001톤으로 5년 만에 2.4배 증가했다. 두쫀쿠의 핵심 반죽 재료인 카다이프 수입량도 같은 기간 1만107톤에서 1만4953톤으로 늘었다.
수요 증가와 함께 가격 부담도 커졌다. 지난해 1월 기준 톤당 약 1500만원이었던 피스타치오 수입 단가는 올해 1월 2800만원으로 84% 급등했다. 농식품수출정보(KATI)에 따르면 설탕 등 감미료를 첨가하지 않은 코코아 파우더 수입 단가는 지난해 1월 ㎏당 6.71달러에서 같은 해 12월 10.42달러로 약 5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수입량에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글로벌 원가 상승과 환율 부담이 누적되며 국내 유통 가격이 가파르게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고물가가 이어지고 있지만, 두쫀쿠를 찾는 소비자 발길은 끊기질 않고 있다. 성수동에서 두쫀쿠를 구매하기 위해 약 30분간 웨이팅을 했다는 김모 씨는 “너무 비싸면 좀 그렇지만, 애매하게 비싸고 맛없는 디저트를 먹느니 차라리 조금 더 주고 확실히 맛있는 걸 먹고 싶었다”며 “친구가 부탁해서 하나 더 사 가려고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두쫀쿠를 판매하지 않는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도 여파는 감지되고 있다. 서울에서 개인 베이커리를 운영하는 박모 씨는 “두쫀쿠 메뉴는 취급하지 않지만, 다른 디저트에 쓰는 코코아 파우더가 필요하다”며 “최근 두쫀쿠 인기로 원재료 수요가 몰리면서 코코아 파우더 가격이 너무 올라, 한동안 초코 시트를 아예 만들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두쫀쿠가 ‘허니버터칩’ 사례처럼 단순히 레시피를 따라 하는 메뉴가 아니라, 소상공인의 공임과 수작업 공정이 그대로 반영된 디저트라는 인식이 소비자 사이에서 형성되고 있다고 본다. 재료 손질과 제조 난도가 높아 대량 생산과 표준화가 쉽지 않다는 점이 오히려 희소성과 선호도를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고물가 국면 속 소비 심리도 한몫했다. 간식치고는 평균 6000~8000원대로 가격대가 높지만, 명품이나 고관여 소비재에 비해 접근 가능한 수준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며 소비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를 불황기 소비 심리를 설명하는 ‘립스틱 효과’로 해석한다. 고가의 소비는 줄이되, 비교적 작은 지출로도 일상의 품격과 심리적 보상을 얻으려는 경향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두쫀쿠는 가격이 만만치 않고 구하기도 쉽지 않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를 통해 프리미엄 소비를 했다는 보상감을 얻는다”며 “경제적으로 부담이 있는 상황에서도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확실한 만족을 얻을 수 있는 디저트라는 점에서 립스틱 효과의 성격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색감과 식감, 단면 비주얼 등에서 차별화 요소가 분명해 다른 디저트 트렌드보다 비교적 오래 갈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파생 메뉴가 빠르게 늘어나는 만큼 일정 시점 이후에는 유행의 정점이 지나며 소비 열기가 점차 완만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